정부 비상경제장관회의서 '탄소배출 MRV 기반 강화안' 발표
EU '탄소국경제' 관련 국내 배출량 검증 결과 인정토록 협상
국제사회 '탄소누출' 대응 맞춰 국내 측정값 '국제통용' 추진
기업의 탄소배출량을 더 정확히 측정하고 국내 측정값이 외국에서도 인정받도록 정부가 관련 인프라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30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탄소배출 측정·보고·검증(MRV) 기반 강화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국제사회가 '탄소누출'을 막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응하는 차원에서 나왔다.

탄소누출은 기업이 생산시설을 탄소배출량 규제가 강한 지역에서 약한 지역으로 옮기면서 세계적으로 탄소배출량이 줄지 않는 문제를 말한다.

EU는 탄소누출 문제에 대응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추진 중이다.

현재 추진되는 방안대로면 내년부터 EU에 철강이나 알루미늄 등을 수출하려면 제품별로 탄소배출량을 보고해야 하고 2027년부턴 '탄소배출량 1t(톤)당 인증서 1개'를 구매해 제출해야 한다.

일종의 추가 관세인 셈이다.

특히 지난 6월 EU의회를 통과한 안은 제품을 생산하며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배출량(스코프2)도 배출량에 포함토록 했다.

기업이 국내에서 측정받고 검증받은 탄소배출량이 다른 국가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해당 국가가 정한 업체를 불러 또 배출량을 측정·검증받아야 하므로 이중으로 비용이 들고 국내기술이 외국에 유출될 가능성이 생긴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EU의 경우 자체 지침에 따라 역내 기관만 탄소배출량 측정·검증할 수 있다.

즉 현 상태에서 EU CBAM이 시행되면 EU에 물건을 수출하려는 기업들은 EU가 정한 기관을 불러 탄소배출량을 측정·검증받아야 한다.

정부는 EU와 협상해 CBAM 도입 시 국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위한 탄소배출량 검증 결과를 인정하도록 할 계획이다.

국내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을 반영해 CBAM 도입 후 국내기업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도 EU와 협상한다.

우리나라와 EU 모두 국제인정협력기구(IAF)와 상호인정협정(MLA)을 체결했다는 점이 협상의 근거다.

이 협약은 체결국 간 탄소배출량 검·인증 효력이 같다고 인정하는 협약이다.

정부는 국내 탄소발자국 검·인증 결과가 다른 국가에서도 통용되도록 국제상호인정협정 체결 범위를 탄소발자국까지 확대한다.

국내 탄소발자국 검·인증제는 환경부 환경성적표지와 산업부 국제통용발자국이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이나 국가기술표준원 등 국내기관과 아시아탄소발자국네트워크(ACFN)이나 EU 융합연구센터(JRC) 등 외국기관과 협력도 강화한다.

국제사회 '탄소누출' 대응 맞춰 국내 측정값 '국제통용' 추진
정부는 기업이 제품별 탄소발자국 산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정부 기초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확충하기로 했다.

정부 기초정보 DB는 전기와 용수 등 '유틸리티'나 원유와 금속 등 원부자재 등 기업이 파악하기 어려운 국가 단위 환경정보다.

제품별 특성을 반영한 탄소발자국 산정 표준도 확충한다.

국내표준이 없으면 다른 나라 표준에 따라 탄소발자국을 산정할 수밖에 없는데 현재 국내표준은 10개로 스웨덴(128개), 일본(103개), 미국(39개) 등에 견줘 적다.

정부는 외국에서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벌인 뒤 감축실적을 인정받는 '국제감축사업' 시 감축실적을 국내 탄소배출량 검증기관이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국내 검증기관이 세계시장에 참가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환경성적표지 인증업무를 민간업체에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탄소배출 검·인증에 민간의 역할을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중소기업에 탄소배출량 측정·검정·인증 비용을 지원하는 한편 내년부터 '간이 측정·보고·검증 체계'를 개발해 부담을 낮춰주기로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