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관리비의 4배…주민들 "수해 예방 등은 뒷전, 수익에만 적극"

한국농어촌공사가 지난달 집중호우 때 큰 피해가 난 낙생저수지 유지·관리를 위해 최근 3년간 8천500만원만을 지출한 반면, 같은 기간 민간 골프연습장으로부터 저수지 수면 사용료로 3억7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주민들 사이에서는 농어촌공사가 수해 예방 등 낙생저수지 유지·관리는 뒷전인 채 수익사업에만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농어촌공사, '수해' 낙생저수지 사용료로 3년간 3억7천만원 챙겨
26일 농어촌공사 화성·수원지사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지사는 통제 기기 센서 교체, 녹조 방지 사업, 사전 방류시설 설치, 쓰레기 수거 등 낙생저수지를 유지·보수하는 데 약 3천5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지난달 집중호우로 고기교 인근에 수해가 발생한 후 용인시의 낙생저수지 준설 요청에 잡목 수거와 폭 5m짜리 수로 개설에 든 예산 5천만원까지 포함하면 3년여간 약 8천500만원의 예산을 유지·보수에 사용한 셈이다.

반면 공사는 낙생저수지 수변에 조성된 민간 골프연습장에 14년간 저수지 수면 사용 허가를 내주고 사용료를 받는 수익 사업을 하고 있다.

사용료는 공사 내부의 책정 기준에 따라 매년 감정 평가 후 소비자 물가 상승분을 참작해 결정한다.

농어촌공사, '수해' 낙생저수지 사용료로 3년간 3억7천만원 챙겨
이에 따른 사용료는 2008년 7천400만원을 시작으로 매년 인상돼 최근 3년의 경우 2020년 1억1천만원, 지난해 1억2천만원, 올해 1억4천만원 등 총 3억7천만원을 벌었다.

최근 3년여간 공사가 낙생저수지 유지·보수에 투입한 8천500만원의 4배가 넘는 액수이다.

고기동 수해 주민들은 "낙생저수지를 관리하는 농어촌공사가 수익 사업에는 적극적이지만 저수지 유지·보수와 수해 방지에는 미온적"이라며 "공사가 고기동 수해의 원인인 낙생저수지 퇴적토 제거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농어촌공사 화성·수원지사 관계자는 "사실 낙생저수지는 저수지로서 수혜 면적이 크지 않은 편이어서 유지·보수하는 데 많은 예산이 들지는 않는다"며 "또한 사용료 수입은 국고로 귀속된 후 공통비 항목으로 전국으로 분배돼 각 지역 저수지 유지·관리에 쓰이므로 수익 사업에만 몰두한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