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주박물관, '백제 귀엣-고리,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27일 개막
1천여 점 유물 선보여…삼국시대 국보·보물 귀걸이 6쌍 함께 공개
작은 귀걸이 한 쌍에 담긴 아름다움…백제 귀걸이를 한 자리에
귀걸이는 사람의 몸을 치장하는 장신구 중에서 일찍부터 사용해왔다.

남녀의 구별 없이 애용했고 마치 부적처럼 소중히 여기는 경우도 있었다.

삼국시대 고분에서는 다양한 귀걸이가 나왔는데, 다른 유물과 비교해 크기는 작지만 섬세한 세공기법과 제작 기술로 아름답다는 찬사를 받았다.

신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우리 귀걸이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무령왕과 왕비의 귀걸이를 비롯해 백제 시대 만들어진 귀걸이를 한자리에 모은 첫 전시다.

국립공주박물관은 백제 귀걸이의 아름다움과 사회문화적 의미를 조명한 특별전 '백제 귀엣-고리,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를 오는 27일 개막한다고 26일 밝혔다.

전시 제목인 '귀엣고리'는 '귀고리'의 옛말이다.

지금은 '귀걸이'와 '귀고리' 모두 표준어로 쓰고 있지만, 귓불에 다는 장식품이라는 의미에서 '귀고리'라는 말을 더 오랜 시간 사용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백제 귀걸이를 중심으로 국보 8점, 보물 26점 등 총 1천21점(354건)의 유물을 선보인다.

작은 귀걸이 한 쌍에 담긴 아름다움…백제 귀걸이를 한 자리에
전시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먼저 1부 '백제에서 만들다'는 금 세공기술이 뛰어났던 백제 사람들이 귀걸이를 어떻게 만들어 착용했는지 구조와 특징, 제작 과정을 소개할 예정이다.

원형의 가는 고리 귀걸이나 고리에 화려한 드리개를 달았던 귀걸이 등 백제 귀걸이를 분석한 현미경 조사와 성분 분석 결과를 영상, 그래픽, 3차원(3D) 모델링 자료로 설명한다.

무령왕의 귀걸이를 재현하는 과정도 영상으로 담았다.

이어진 2부 '왕과 귀족의 소유물'은 귀걸이를 착용했던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한성 도읍기 지역 세력의 무덤인 충남 공주 수촌리와 천안 용원리 유적 출토 귀걸이, 강원 화천 원천리 불탄 집자리 출토 귀걸이, 부여 응평리에서 인골과 함께 발견된 귀걸이 등 다양한 유물을 살펴볼 수 있다.

백제와 신라 왕비의 유물을 비교해볼 수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전시에서는 무덤에 묻힌 사람의 신분과 성별을 추정할 수 있는 무령왕릉과 황남대총 북분(北墳)에서 출토된 왕비의 장신구를 함께 전시해 두 나라 왕비의 모습과 미의식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작은 귀걸이 한 쌍에 담긴 아름다움…백제 귀걸이를 한 자리에
마지막 3부 '동아시아의 연결고리' 전시의 백미는 삼국시대에 만들어진 귀걸이 6쌍이다.

국보로 지정된 백제 무령왕과 무령왕비 금귀걸이, 신라 경주 부부총 금귀걸이, 보물로 지정된 가야의 합천 옥전 M4호와 28호 무덤 출토 귀걸이 등을 함께 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마련된다.

박물관 관계자는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삼국시대 귀걸이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백제를 비롯한 고구려, 신라, 가야 지배층의 취향을 비교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특별전은 내년 2월 26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관람할 수 있다.

이 기간 어린이 동반 가족과 성인을 대상으로 한 체험 프로그램 등 전시 연계 행사도 진행된다.

백제 문화제(10.1∼10) 기간에는 '뮤지엄 아트페어' 행사가 10월 8∼9일 이틀간 열린다.

박물관 관계자는 "크기는 작지만 아름다운 백제 귀걸이는 길가에 핀 풀꽃과 같이 한눈에 잘 띄지 않지만 오래, 자세히 살펴보면 그 안에 감추어진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은 귀걸이 한 쌍에 담긴 아름다움…백제 귀걸이를 한 자리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