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아이유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아이유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제공
"1년 전부터 귀를 컨트롤할 수 없는 상황이 생겼어요. 어제 공연 말미부터 귀가 조금 안 좋아져서 오늘 리허설까지 지옥처럼 보냈어요."

가수 아이유가 최근 4만여명이 넘는 관객이 모인 콘서트 현장에서 고백했다.

세 시간 동안 20여곡을 거뜬히 소화한 아이유는 본 공연을 마친 후 앙코르 때가 되어서야 1년 전부터 귀 질환을 앓고 있다고 고백했다. 소속사 이담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그는 개방성이관증을 앓고 있다. 공연 당일 덥고 습한 날씨에 땀을 흘리며 무대를 하다 탈수 증상으로 증상이 악화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아이유 외에도 과거 팝스타 셀린 디온, 일본 가수 나카시마 미카 등도 개방성 이관증으로 공연을 취소한 바 있다.

이관개방증이라고도 불리는 개방성 이관증은 평상시 닫혀 있어야 할 이관(고막 뒤 중이와 코를 이어주는 관)이 비정상적으로 열리는 질환이다. 이관은 침을 삼키거나 하품을 할 때 고막 내의 압력을 낮추기 위해 열려야 하는데, 개방성 이관증을 앓게 되면 평상시에도 항시 이관이 열리게 된다.

이 경우 공기가 비인강과 중이강 사이를 들락거리면서 자신의 호흡음이 들리게 되고, 이관이 계속 열린 상태라 고막의 진동이 과잉으로 일어나며 귀가 먹먹한 이충만감 증상 등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자신의 숨소리는 물론 말소리, 삼키는 소리, 심장박동 소리 등이 마치 큰 통 안에서 울리듯 들리기도 한다. 증상이 하루 종일 계속될 때도 있고, 시간마다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기도 한다.

관객들의 함성이 쏟아지는 넓은 공연장에서 인이어 모니터를 끼고 자신의 목소리와 반주를 들으면서 정확한 음정과 박자로 노래해야 하는 가수에게 이 같은 질환은 치명적이다. 증상이 반복되면 불안 신경증이 오기도 해 활동에 지장을 일으키기도 한다. 아이유 역시 "목이야 조금 쉬어도 어떻게든 몸을 갈아서 하면 된다는 걸 아는데, 귀 문제 때문에 조마조마한 상태로 공연을 준비했다. 첫 곡을 시작하면서도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는 마음이었다"며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개방성 이관증의 유병률은 성인 기준 0.9%로 알려져 있다.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나친 체중 감소, 인·후두역류, 스트레스, 피로와 불안, 임신 중 호르몬 변화, 만성 질환에 의한 조직 위축 등이 거론된다.

체중 감소나 임신 등에 따른 일과성 증상은 체중이 회복하거나 출산 후 자연적으로 없어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회적 활동에 불편함을 끼치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평소 급격한 다이어트로 인한 체중감소를 조심해야 하며, 증상이 있을 시 비강 국소스테로이드제제, 비점막 수축제 등을 사용하고 있다면 사용을 중지해야 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