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찬제 서울국제작가축제 기획위원장(문학평론가)이 14일 행사 개요를 설명하고 있다. 올해 서울국제작가축제는 오는 23~30일 열린다.  /한국문학번역원 제공
우찬제 서울국제작가축제 기획위원장(문학평론가)이 14일 행사 개요를 설명하고 있다. 올해 서울국제작가축제는 오는 23~30일 열린다. /한국문학번역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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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유명 작가들이 서울에서 한국 작가와 독자들을 만난다.

한국문학번역원은 14일 국내외 작가 35인이 참여하는 '2022 서울국제작가축제'를 오는 23일부터 30일까지 연다고 밝혔다.

행사는 서울생활문화센터 서교(합정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명동), 인천국제공항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

서울국제작가축제는 서울을 무대로 한국 문학과 세계 문학이 교류하는 장을 만들기 위해 2006년부터 개최돼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올해는 3년 만에 오프라인 중심으로 진행된다.

곽효환 한국문학번역원장은 "코로나19 이후 국내에서 이런 큰 규모의 국제 작가 행사가 열리는 첫 단추"라며 "일상으로 돌아가는 신호탄인 셈"이라고 했다.

이어 "서울국제작가축제의 목표는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작가 축제가 되는 것"이라며 "2006년 이후 지금까지 58개국에서 286명의 해외 작가가 서울국제작가축제를 다녀갔다"고 말했다. 아일랜드의 더블린 문학축제, 독일 베를린 문학축제처럼 서울국제작가축제를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문학 행사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주제는 '월담: 이야기 너머'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신(新)냉전주의로 국가간 새로운 장벽이 드리워지는 가운데, 문학을 통해 언어와 국가를 뛰어 넘어 교류하는 길을 모색하자는 의미다. 곽 원장은 "월담은 '이야기가 넘어간다' '벽을 넘는다' 두 가지 의미를 담은 표현"이라며 "문학의 본질이 무엇인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관한 고민을 이번 축제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위원장을 맡은 우찬제 서강대 교수(문학평론가)는 "생명에 대한 간절한 염원과 욕망을 담아서 문학의 언어로, 함께, '저 너머로 넘어갈 수 있는' 이야기 잔치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김혜순 시인.
김혜순 시인.
포레스트 갠더 시인.
포레스트 갠더 시인.
총 35명의 작가(국내 작가 23명, 해외 작가 12명)가 23~30일 8일간 대담, 토론, 낭독 등 19차례의 행사에 참여한다.

개막 강연은 한국의 김혜순 시인과 미국의 포레스트 갠더 시인이 맡았다. 김혜순 시인은 2019년 아시아 여성 최초로 그리핀 시 문학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포레스트 갠더 시인은 2019년 시집 <Be With>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여섯 차례 열리는 '작가, 마주보다' 행사에서는 국내 작가와 해외 작가 1명씩이 이야기를 나눈다. 예컨대 25일에는 한국 소설가 강화길과 일본 소설가 무라타 사야카는 '여성과 젠더'를 주제로 대담한다.

'작가의 방' 행사에서는 작가와 번역가가 번역 과정에 대한 후일담,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들려줄 예정이다.

그밖에도 다채로운 행사가 가득하다. 개막 축하 공연은 '피겨퀸' 김연아와 다음 달 결혼할 예정인 성악가 고우림(크로스오버 그룹 '포레스텔라'의 베이스)이 무대에 오른다. 소설가 김멜라·이서수·천선란, 시인 주민현·오은·유희경 등이 참여하는 낭독회 및 낭독공연도 열린다.

이번 행사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공동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다.

자세한 행사 설명과 일정은 서울국제작가축제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무료 행사다. 오프라인 참석을 원할 경우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하면 된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