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42개 미술관 '피카소로 물든다'
파블로 피카소(사진)는 1973년 4월 8일 9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내년은 그가 죽은 지 50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해 전 세계 주요 미술관이 올해부터 내년까지 피카소 기념전을 열고 있거나 계획하고 있다.

스페인 말라가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주로 활동한 피카소는 평생 14만7800점의 작품을 남겼다. 프랑스와 스페인 정부가 설립한 피카소 전시위원회는 내년까지 유럽·미국의 주요 미술관 등과 협력해 피카소 작품으로 총 42개 전시회를 열기로 했다. 프랑스와 스페인 문화부 장관들은 지난 12일 “전통을 계승하며 현대미술의 새 장을 연 피카소의 상징적인 작품들을 전 세계에서 다시 보게 할 것”이라고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포문은 지난 6월 스위스 바젤 쿤스트뮤지엄이 열었다. 바통은 오는 23일 마드리드 마프레재단이 이어받는다. 내년까지 스페인에서 16개, 미국에서 7개 전시가 열린다. 독일, 스위스, 모나코, 루마니아, 벨기에도 피카소를 재조명하는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피카소 서거 50주년 기념전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뉴욕 메트로폴리탄뮤지엄에서 다음달 20일 개막하는 ‘큐비즘과 전통적 트롱프뢰유(눈속임 기법)’다. 메트로폴리탄뮤지엄은 유명 컬렉터인 해밀턴 이스터 필드의 소장작으로 구성한 ‘해밀턴 이스터 필드를 위한 그림들’도 전시하고 있다.

구겐하임미술관은 내년 5월 12일 ‘파리의 청년, 피카소(Young Picasso in Paris)’ 전을 기획했다. 파리에 머무를 당시 인물 스터디에 집중했던 젊은 시절의 피카소 그림들을 모았다. 상당수 피카소 기념전은 그동안 피카소의 업적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그림 기법과 맥락, 개인적인 서사에 주목한다. 큐비즘이 전통적인 트롱프뢰유 기법과 어떻게 결합했는지, 피카소의 그림이 현대미술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등을 새로운 시각으로 분석한다.

브루클린뮤지엄 관계자는 “피카소의 습작과 걸작들을 페미니스트의 렌즈로 재평가하는 전시를 내년 6월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