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아코 보아포 ‘Mesh Collar’ (2022)
아모아코 보아포 ‘Mesh Collar’ (2022)
아트페어를 찾아가면 두 가지 즐거움과 마주하게 된다. 하나는 아는 작가의 아는 작품을 만나는 것. 세계적 명성을 얻은 명작을 두 눈으로 직접 마주할 때의 감동은 굳이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사실 이보다 더 기쁜 일은 두 번째다. 어쩌다가 신선하고 충격적인 작품을 발견했을 때의 벅차오르는 감정은 잊혀지지 않는다.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은 “우연히 접한 모네와 세루아의 그림을 보고 스탕달증후군에 빠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스탕달증후군은 뛰어난 예술작품을 봤을 때 순간적으로 느끼는 황홀경으로 정신적 신체적으로 나타나는 이상 반응이다.
'세계 3대 아트페어' 프리즈…피카소·호크니까지 박물관급 대작 총출동
‘프리즈 서울 2022’에서는 두 가지 즐거움을 모두 맛보며 세계 3대 아트페어로 불리는 프리즈의 명성을 확인할 수 있다. 미술계의 거장부터 떠오르는 샛별까지 컬렉터와 애호가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작품들이 110여 개 갤러리를 통해 전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리즈를 찾을 때는 두 가지를 확인해야 한다. 내 마음을 움직인 작품에 얼마를 쓸 수 있는지와 드넓은 전시장을 누비고 다녀도 문제 없는 ‘발 편한 신발’을 신었는지다.
피카소, 에곤 실레, 호크니까지
‘프리즈 마스터스’는 세계적 대가들의 작품을 확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놓쳐서는 안 된다. 국내외 18개 갤러리가 고대 예술 작품부터 20세기 작품까지 박물관 수준의 작품들을 내놓는다. 미국 팝아트 작가 로이 리히텐슈타인(1923~1997)의 작품은 개인전 형태로 카스텔리갤러리 부스에 전시된다. 리히텐슈타인이 말년에 작업한 조각과 회화, 드로잉 등을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파블로 피카소 
‘술이 달린 붉은 모자를 쓴 여자’ (1937)
파블로 피카소 ‘술이 달린 붉은 모자를 쓴 여자’ (1937)
에콰벨라갤러리즈는 전후 시대 주요 작품을 전시한다.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프랜시스 베이컨, 장 미셸 바스키아, 키스 해링, 앙리 마티스, 피터르 몬드리안, 로버트 라우션버그, 알베르토 자코메티, 윌리엄 드 쿠닝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유명 작가의 작품을 들고 왔다.

도쿄갤러리는 전후 일본 세대와 한국 예술가, 그들의 교류를 보여주는 기획전을 마련했다. 스가 기시오, 미야와키 아이코 등 일본 작가의 작품들이 김창열 김환기 이강소 이동엽 박서보 윤형근 등 국내 작가의 작품과 함께 걸린다. 에곤 실레의 첫 회고전도 열린다. 리처드내기갤러리는 실레의 유화, 수채화, 드로잉 등 40여 점으로 부스를 꾸민다.
박물관급! 대형 갤러리의 초대형 작품들
스털링 루비 ‘Turbine Abalone Cage’ (2022)
스털링 루비 ‘Turbine Abalone Cage’ (2022)
대형 갤러리들은 박물관급의 블록버스터 전시를 기획했다. 가고시안은 데이미언 허스트, 리처드 세라, 게오르그 바젤리츠, 우르스 피셔 등 국제적 명성을 얻은 작가 17명의 작품을 선보인다. 하우저&워스는 루이즈 부르주아의 조각 작품 ‘회색 분수’를 포함해 조지 콘도, 라시드 존슨, 필립 거스턴 등 작가 8인의 역사적 작품과 현대작을 내놓는다. 리만머핀은 해외에서 더 활발하게 활동하는 한국 작가 이불과 서도호의 신작을 출품 리스트에 올렸다. 페로탕갤러리(작가 타바레스 스트라찬), 자비에위프켄스(작가 스털링 루비)는 개인전으로 관람객을 만난다. ‘손가락 페인팅’으로 최근 미술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가나 출신 아티스트 아모아코 보아포의 작품은 마이안이브라함갤러리의 그룹전으로 참여한다.
루이즈 부르주아 ‘회색 분수’ (1970~1971)
루이즈 부르주아 ‘회색 분수’ (1970~1971)
프리즈 서울 2022에는 국내 갤러리 12곳도 포함됐다. 학고재는 포킴, 하인두, 이봉상, 류경채 등 선구자격 한국 현대작가 6인의 작품을 건다. 갤러리현대는 20세기 의미있는 작가들로 곽인식 이승택 박현기를 선정했다.

이번 아트페어에서 신선한 자극을 얻고 싶다면 ‘포커스 아시아’에 주목하는 게 좋겠다. 아시아 9개국 10개 갤러리가 다양한 주제로 만들어진 회화, 드로잉, 설치 작품 등을 내놓는다. 포커스 아시아의 갤러리 선정 기준은 설립 12년차 이하. 신진 갤러리인 만큼 작품과 작가를 보는 시선에 개성이 넘친다. 베이징과 런던에 있는 타뷸라라사갤러리는 영국 동부 어부들의 일상을 세심하고 대담하게 표현하는 작가 레티시아 이햅의 회화를 출품했다.

서울의 P21갤러리는 욕망에 매몰된 현대인의 현실을 B급 감성으로 풍자하고 비트는 1993년생 작가 류성실의 작품으로 프리즈 서울을 빛낸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