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야경과 함께 깨어 있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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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인 맨해튼 진정한 럭셔리를 느끼다
미국 아만 뉴욕
럭셔리 원룸, 럭셔리 떡볶이…. 온갖 명사에 ‘럭셔리’라는 수식어를 사용하는 탓에, 이 단어는 더 이상 본래 뜻을 상실한 지 오래다. 만약 럭셔리의 진정한 의미를 느끼고 싶다면 뉴욕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7월 신규 호텔 아만 뉴욕이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아만은 아직 한국에 진출하지 않은 고급 리조트 체인이다. 리츠칼튼, 포시즌스 등 고급 호텔 브랜드보다 한 수 위로 꼽히는 하이엔드 럭셔리 체인이다.호텔이 입주한 크라운 빌딩은 1921년 세워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등과 함께 뉴욕의 상징적인 건물로 꼽힌다. 호텔의 설계는 세계적인 건축가 장미셸 게티가 맡았다. 빌딩의 오랜 역사에 경의를 표하면서도, 최고 수준의 호화로움으로 공간을 채웠다. 맨해튼은 땅값이 비싸 고급 호텔도 예외 없이 룸이 비좁지만, 아만 뉴욕은 전 객실이 70㎡ 이상으로 설계돼 여유로운 공간을 자랑한다. 모든 스위트룸에 벽난로가 설치돼 있고, 동양풍의 인테리어로 분위기를 차분하게 만든다. 테라스에선 센트럴파크를 정면으로 내려다볼 수 있다. 객실 안에서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바쁜 도시에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기에 충분하다. 투숙객은 아만의 시그니처, 24시간을 대기하는 ‘버틀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요금은 투숙 일정과 객실 타입에 따라 다르지만, 가장 저렴한 객실이 1박에 3500달러 정도다. 엄두를 내기 어려운 가격이라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식음업장은 투숙객이 아니라도 이용할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까다롭기로 소문난 뉴요커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고 도전장을 던진 3곳의 레스토랑 외에 재즈클럽이 입점해 있다. 현지 뮤지션의 연주를 감상하며 뉴욕다운 럭셔리를 느껴보자.
아르누보 장식·계단…100년 전 파리 그대로
프랑스 킴튼 생토노레 파리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주인공 길은 파리의 밤거리를 헤매다 느닷없이 시간여행을 떠난다. 도착한 곳은 소위 ‘황금기’로 불리던 1920년대의 파리. 길은 살바도르 달리, 어니스트 헤밍웨이, 스콧 피츠제럴드, 거트루드 스타인 등 예술계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이들과 어울려 술잔을 기울인다. 이들이 누비는 거리며 숍이 얼마나 낭만적이고 근사한지, 길처럼 100년 전의 파리로 떠나봤으면 하는 소망을 갖게 된다.한번쯤 이런 상상을 해본 이들에게 킴튼 생토노레 파리의 오픈 소식은 더없이 반가울 것 같다. 호텔은 1917년에 지어진 사마리텐 백화점을 호텔로 새롭게 리모델링했다. 건물이 세워질 당시의 아르누보 스타일 장식, 로비의 대리석과 철재로 만들어진 나선 계단, 목제 엘리베이터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 잠시나마 시간여행을 떠나온 듯한 느낌을 준다. 객실은 ‘시크한 파리지앵의 아파트’를 콘셉트로 했다. 오래된 건물 구조를 그대로 살린 기울어진 천장이나 기둥이 오히려 이색적인 느낌을 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에 있는 루프톱에 오르면 파리 시내가 360도로 펼쳐진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배경이 된 파리 오페라 극장, 방돔 광장 등 파리의 명물이 손에 닿을 듯하다. 내부 천장에 프레스코화가 그려진 유서 깊은 ‘카페 드 라 페’도 호텔과 가깝다.
78층 루프톱 바에서 방콕의 밤에 취해 볼까
태국 더 스탠더드 방콕 마하나콘
방콕의 밤을 즐기는 법은 여러 가지다. 유람선을 타고 짜오프라야강을 누비거나, 카오산 로드에서 세계 여행자들과 어울리거나. 그러나 가장 멋지게 보낼 방법은 공중에 있다. 루프톱 바에서 시그니처 칵테일을 즐기며 야경을 감상하는 것. 방콕의 고층 빌딩과 호텔마다 최고층에 자신만의 콘셉트를 담은 바가 즐비하다.이 루프톱 바 경쟁에 올해 새롭게 뛰어든 강자가 있다. 더 스탠더드 방콕 마하나콘 호텔의 루프톱 바다. 높이부터 압도적이다. 호텔은 78층의 초고층 빌딩으로 방콕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다. 글로벌 호텔 체인 더 스탠더드가 지난 5월 문을 연 호텔은 꼭대기 층에 다양한 레스토랑과 티룸 등을 갖춰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했다. 방문객들은 방콕에서 가장 높은 야외 루프톱 바 ‘스카이 비치’에서 칵테일을 마시며 라이브 음악과 디제잉을 감상할 수 있다. 같은 층 인피니티 풀에서는 방콕 전경을 내려다보며 수영을 즐길 수 있다. 호텔은 스페인 출신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이 디자인을 맡아 눈을 즐겁게 한다. 한국의 백화점과 협업해 우리에게도 친숙한 그는 객실을 동화 속 한 장면처럼 환상적인 공간으로 연출한다.
뻔한 공식을 뛰어넘는 유려한 곡선의 가구, 경쾌한 패턴, 생동감 넘치는 색감으로 가득 찬 객실에 들어서면 창밖의 전망에 눈 돌릴 틈이 없다. 진짜 방콕보다 호텔에서의 ‘방콕’이 만족스러운 즐거운 딜레마에 빠질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