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층도 파괴…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정확한 범위 확인해야"
'김해 고인돌' 곳곳 파내 전역서 형질 변경…"발굴조사 필요"
경남 김해시가 구산동 지석묘(고인돌)를 정비하면서 묘역 상당 부분을 훼손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정확한 양상을 파악하기 위한 발굴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학계 등에 따르면 문화재청 산하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11일 구산동 지석묘 현황을 조사한 뒤 작성한 보고서에서 "묘역 전역에서 형질 변경이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통상 토지의 형질 변경은 땅을 평평하게 만들기 위해 파내는 '절토', 지반 위에 흙을 돋우어 쌓는 '성토' 등의 행위로 땅의 형상을 바꾸는 것을 뜻한다.

지석묘 일대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지역을 건드렸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조사 결과를 보면 적게는 20㎝ 안팎, 심하게는 특정 시대 문화 양상을 알려 주는 지층 즉, 문화층 상당 부분이 굴착 과정에서 파괴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소는 "덮개돌인 상석(上石)을 기준으로 남쪽 20m 지점까지는 문화층이 잔존했지만, 그 이남에서는 저수조, 관로, 경계벽을 설치·매설하면서 문화층이 유실됐다"고 밝혔다.

'김해 고인돌' 곳곳 파내 전역서 형질 변경…"발굴조사 필요"
실제 저수조 동쪽 벽 부분을 보면 제법 깊은 곳까지 땅이 파여 있었고 곳곳에 공사 장비가 널려 있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수십 ㎝ 이상 땅을 파고 작업한 것으로 추정된다.

저수조 남쪽과 경계벽 부분도 땅이 크게 파여 있는 모습이다.

연구소는 "저수조 및 관로는 묘역과 하부 문화층을 굴착·파괴하고 설치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상석 등을 제외한 묘역 대부분에서 형질 변경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상석의 남쪽에 위치한 문화층은 약 30㎝ 정도 높이가 달라졌으나 추가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소는 "정확한 형질 변경 범위와 문화층 잔존 구역 확인을 위해 복원 정비 구역에 포함된 묘역과 연접 지역(서로 이어져 맞닿은 지역)에 대한 발굴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문화재청은 조만간 경남도, 김해시 관계자들과 만나 논의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정확한 양상을 조사하는 것과 더불어 (훼손된 범위를) 어떻게 정비할지도 논의가 필요한 만큼 이달 말쯤 시·도 관계자들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김해시장을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경찰은 내용을 검토한 뒤 정비 사업을 담당한 시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구산동 지석묘는 2006년 김해 구산동 택지지구개발사업을 추진하던 중 확인된 유적으로, 상석 무게가 350t이고 묘역 시설이 1천615㎡에 달해 규모가 세계에서 가장 큰 고인돌로 학계는 보고 있다.

'김해 고인돌' 곳곳 파내 전역서 형질 변경…"발굴조사 필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