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과 각종 미술 자료를 보다 보면 작품 사진 출처에 ‘ADAGP’라는 문구가 붙어 있을 때가 많다. ADAGP는 ‘글로벌 저작권자 연합회’의 영문 약자로,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세계 최대 저작권 관리협회 중 하나다. 살바도르 달리와 앤디 워홀을 비롯해 14만 명에 달하는 작가가 여기 등록돼 있다. 하지만 살아생전에 가입하기가 쉽지 않다. 회원을 받을 때 ‘급’을 까다롭게 따지기 때문이다. ADAGP에 정식으로 가입된 국내 화가는 100여 명이 채 안 된다.

이달 16일부터 31일까지 서울 광희동 갤러리라온에서 열리는 ‘AIAM & ADAGP글로벌연합회원전’이 미술계의 이목을 끄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전시에서는 ADAGP 정식 회원으로 등록된 한국과 프랑스 작가의 작품 총 25점을 소개한다. 전시에 작품을 내놓은 국내 작가는 모두 프랑스의 권위있는 문화예술 단체 앙드레말로협회(AIAM) 회원이기도 하다.

국내에선 강명자 손홍숙 채영주 등 주로 유럽 미술시장에서 활동해온 작가들이 그림을 선보인다. 프랑스에서는 크리스토프 보댕과 프랑씬 알라리 등 현지 비평가들에게 호평받는 중견 작가들의 작품을 보내왔다. 한국화가 이한우 화백(1927~2021)의 작품 4점도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이 화백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ADAGP에 정식 가입한 화가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