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된 이마트24의 쿠키 제품.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논란이 된 이마트24의 쿠키 제품.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가뜩이나 주식 고점에 물려 짜증나는데 내 주식처럼 사르르 녹는 빵을 사먹으라고요?”

최근 며칠새 온라인에서 이마트24의 한 제품이 논란이 됐다. 지난 8일 출시한 ‘내 주식처럼 사르르 녹는'이란 수식어를 단 제품명이 화근이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불쾌감을 유발한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오면서 회사 측은 하루 만에 발주 중단 조처를 내렸다.

이마트24 관계자는 “8일 출시하자마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제품 이름에 관한 논란이 불거진 ‘내 주식처럼 사르르 녹는 버터쿠키’에 대해 하루 만에 발주 중단 조처를 내리고 리패키징에 들어갔다”고 10일 밝혔다.

논란이 된 상품은 이마트24의 자체 판매(PB) 상품이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감수성을 담아 ‘시리즈’로 내놓은 것으로 ‘이번주도 버텨라 버텨 버터소금쿠키’ ‘연차 반차 녹차쿠키’ ‘기분이 아주 초코같네 초코쿠키’ 등이 자매품으로 출시됐다.

그 중 유독 ‘내 주식처럼 사르르 녹는 바닐라 버터샌드’가 화제가 되면서 즉각 SNS 등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웃프다”며 센스 있는 작명이란 반응도 나온 반면 누리꾼들은 “주식 투자 실패가 웃음거리냐” “최근 1년새 이마트의 주가 흐름도 좋지 않았는데 이 회사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제품명을 보고 구매하고 싶을까”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게시글이나 댓글로 남겼다.

이 상품은 MZ세대 중심으로 꾸려진 태스크포스 ‘딜리셔스 탐험대’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MZ세대가 페이스북, 유튜브,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해 자조적 유머나 냉소적 태도를 대량으로 공유한다는 점에 착안해 노이즈 마케팅을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선 이 노이즈 마케팅이 '무리수' 수준을 넘어 자극적이며 잘못된 선입견이나 편견이 담겨 있다고 지적된다. 실패에 대한 비하를 당연시해 이를 웃음이나 화젯거리로 삼으려는 의도로 보여 불편하다는 지적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마케팅의 본질은 결국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인데 화제를 일으키고자 되레 소비자 반감을 유발한 사례”라고 짚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상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요즘 세대의 감성에 맞는 이름을 찾는 과정에서 나온 실수인데, 소비자들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미처 인지하지 못했다. 상품의 특징을 알리기 위한 상품명에 불편함을 느끼는 고객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해당 상품은 즉시 발주금지 조치 후 패키지를 변경 중에 있으며, 향후 상품 네이밍시 고객 입장에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설명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