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리 카트' 타고 한정판 맥주 마신다…삼성물산의 '골프장 실험'
“여기가 사파리야, 골프장이야?”

경기 용인 글렌로스GC에 새로운 명물이 생겼다. 얼룩말과 기린, 호랑이 무늬로 외양을 꾸며 사파리 느낌을 살린 카트다. 지난 4월부터 글렌로스GC의 필드를 누비며 20~30대 골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일명 ‘사파리 카트’(사진)는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골프사업팀의 ‘GTI(Golf Team Intelligence)’가 내놓은 작품이다.

GTI는 지난해 꾸려진 신생 조직이다. 20~30대 골퍼가 빠르게 늘자 전통 명문클럽인 삼성골프에 젊고 참신한 이미지를 더하기 위해 만들었다. 마케팅그룹을 주축으로 각 골프장에서 한 명씩 참여하는 GTI는 식음, 현장 운영, 코스 관리 등 골프장 관련 전반의 주제를 다룬다. 프로젝트별로 참가 인원과 운영 시기는 조정한다. 부서 간 경계 없이 각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에 맞게 소규모 팀을 구성해 업무를 수행하는 이른바 ‘애자일 조직’이다.

이들의 첫 작품이 글렌로스GC의 사파리 카트다. GTI는 국내 최대 규모의 동물원과 놀이동산인 에버랜드와 가까운 글렌로스GC의 입지에 주목했다. 골프장에서도 에버랜드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다른 골프장에서 제공할 수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시범적으로 운영 중인 사파리 카트 10대는 무작위로 배정하는데 “추가 비용을 내고라도 타고 싶다”는 골퍼들이 있다고 한다. 글렌로스GC 곳곳을 돌아다니는 공작새와 사파리 카트가 등장하면서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에버랜드 사파리에서 골프를 치는 기분”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특히 SNS 활동을 즐기는 2030세대의 호응이 뜨겁다. 글렌로스GC 관계자는 “사파리 카트를 확대해 장기적으로는 전체 카트를 사파리 느낌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안양CC와 가평·안성·동래 베네스트GC, 글렌로스GC 등 다섯 곳에서 한정판으로 선보인 ‘베네스트 라거’도 GTI의 작품이다. 삼성 골프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식음 아이템을 구상하던 GTI는 ‘한여름 라운드의 꽃’인 맥주에 주목해 1040년 설립된 세계 최고(最古) 양조장인 독일 바이엔슈테판과 손잡고 한정판 제품을 준비했다.

‘바이엔슈테판 베네스트 라거’는 한여름 운동 중 마시기에 부담 없도록 도수를 낮췄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골프사업팀 관계자는 “현재도 GTI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며 “하반기에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