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우유 있어요?' 두 낱말이 '20년 침체' 낙농업 살렸다
메시지가 차고 넘치다 보니, 한 번에 착 달라붙는 말하기와 글쓰기 방법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평범하고 모호한 메시지는 곧 잊히지만, 눈과 귀를 사로잡는 메시지는 스티커처럼 마음속에 부착된다.

<스티커 메시지>는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가 교육과 비즈니스 현장에서 30년 동안 몸담으며 연구한 메시지 전달 기술에 관한 책이다. 그는 효과적인 광고 사례와 정치인, 경영인의 연설을 살펴보면 일관된 성공 규칙이 있다고 전한다. 이를 △단순성(simplicity) △표적화(targeting) △흥미성(interesting) △구체성(concreteness) △핵심어(keyword) △정교화(elaboration) △상관성(relevance)이라는 7개 키워드로 정리했다. 각 키워드의 머리글자를 모으면 ‘S.T.I.C.K.E.R.’가 된다.

단순성은 필요한 것만 남기고 모두 버리는 미니멀리즘과 연관된다. 역사상 가장 주목할 만한 광고 슬로건으로 선정된 미국 유가공협회의 “우유 있어요(Got milk)?”는 딱 두 단어였다. 1995년 이후 20여 년 동안 우유 소비를 촉진하고 침체한 낙농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은 성공적인 캠페인이었다.

표적화는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최적의 목표 시장을 선정하는 전략적인 판단 과정이다. 브랜드를 경쟁 브랜드의 강점 또는 약점과 비교해 틈새에 자리매김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미국 청량음료 세븐업은 ‘콜라 아님(The Uncola)’ 캠페인을 펼쳐 콜라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세븐업은 이를 통해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에 이어 3위 브랜드로 급부상했다.

주목받으려면 유머를 통해 흥미를 끌어야 한다. 치킨 프랜차이즈 KFC는 서비스 불편에 대한 사과 광고에 FCK란 글자를 담았다. KFC의 알파벳 순서를 살짝 바꾸면서 교묘하게 욕설을 연상하게 한 이 광고는 재미있을 뿐 아니라 화가 난 고객의 심리에 KFC가 공감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오히려 매출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냈다. 이처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메시지 전략을 착 달라붙게 전하는 게 이 책의 매력이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