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스타트업 세우려면 얼마 들까…초짜 위한 실용서
스타트업을 세우려면 돈을 얼마나 모아둬야 하나. 직원은 얼마나 필요한가. 투자자는 어떻게 끌어모으나. 스타트업 관련 서적은 시중에 많지만 정작 이런 질문에 속 시원하게 답해주는 책은 찾기 어렵다. 대부분의 책이 일반 독자를 겨냥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의 성공담을 전하는 데 치중하고 있어서다. 이런 책들은 당장 실용적인 조언을 찾는 초보 창업자들에게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일 뿐이다.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30문 30답>은 이런 ‘사업 초짜’들을 위한 실용서다. 창업 아이디어를 찾는 팁부터 수익 모델 구축과 해외 진출까지 스타트업 경영의 전 과정에 대한 조언을 정리했다. 저자는 스타트업 컨설팅 전문가인 이복연 패스파인더넷 대표. 지난 6년간 2000개가 넘는 스타트업을 코칭하며 가장 많이 받은 질문 30개를 중심으로 내용을 구성했다.

책은 스타트업의 ABC부터 구체적으로 설명해 나간다. 창업에 필요한 자본금은 사업체가 6개월~1년 정도 매출 없이 버틸 수 있는 정도다. 자영업은 시설비와 임대료 때문에 큰돈이 필요하지만, 인건비가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정보기술(IT) 분야라면 허들은 확 낮아진다. 세 명이 모여 IT 스타트업을 세울 경우 5000만원 정도면 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는 이 밖에 1년 이상 자존감을 유지하며 살림을 꾸릴 수 있는 ‘최소 생활비’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혼자 산다면 2000만~3000만원, 배우자와 자녀가 있다면 4000만~5000만원가량이다. 저자는 “우울증에 걸린 창업자들은 대개 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자괴감을 겪었다”고 말한다.

이런 구체적인 설명은 고객 수요 분석과 판매 채널 설계를 논하는 후반부까지 계속 이어진다. 책 말미에는 창업 단계별 체크리스트와 함께 보고서 및 파워포인트 작성법과 예시까지 담았다. 일반적인 책보다 상하좌우 여백이 좁고 글자 크기가 작아 저자의 노하우를 말 그대로 ‘꽉꽉 눌러 담았다’는 느낌을 준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