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분석해 '씨앗' 찾고 웹툰화·영상화…SNS로 몰입 유도 마케팅

'사내맞선', '이태원 클라쓰', '김비서가 왜 그럴까', '미생', '경이로운 소문'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나온 IP(지적재산)라는 점이다.

슈퍼IP, 태어나지 않고 만들어진다…카카오엔터 '떡잎 키우기'
카카오엔터는 카카오페이지·카카오웹툰을 통해 웹소설·웹툰 등 방대한 스토리 IP를 확보하고, 이 가운데서 성공할 작품을 골라내 키우고 있다.

이른바 '슈퍼 IP'가 될 작품을 찾아내기 위한 첫 단계는 데이터 분석이다.

열람·구매전환율 등 누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선택을 받는 작품을 체크한다.

10·20·30대 등 연령별, 성별로 8개 타깃으로 나눠서도 매달 반응을 살핀다.

꼭 특이한 장르나 기발한 소재를 다뤄야만 인기작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익숙한 장르라도 1∼3화 안에 캐릭터 설정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인기가 갈린다.

일례로 '김비서가 왜 그럴까', '사내맞선'은 로맨틱코미디 장르다.

어떻게 보면 문법과 결말이 이미 정해진 이야기지만 톡톡 튀는 캐릭터들의 힘을 바탕으로 성공을 거뒀다.

류정혜 카카오엔터 마케팅본부장은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며 "작품의 구매전환율 등 데이터를 살피면 사람들이 사랑할 만한 스토리의 싹이 있는 IP가 보인다"고 설명했다.

슈퍼IP, 태어나지 않고 만들어진다…카카오엔터 '떡잎 키우기'
슈퍼 IP의 씨앗을 찾아냈다면 다음 단계는 더 많은 사람에게 작품을 알리는 일이다.

웹소설일 경우에는 노블코믹스 제작을, 오리지널 웹툰인 경우에는 드라마·영화 등 영상화를 꾀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미 이 경로를 따라 카카오엔터의 여러 IP가 드라마 등으로 만들어져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글로벌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서기 위해 짧고 직관적인 제목을 새로 추가하기도 한다.

흔히 웹소설에서 쓰는 긴 문장형 제목은 번역하기도 어려울뿐더러 한 번에 뇌리에 박히지 않기 때문이다.

웹소설 '악당과 계약가족이 되었다'는 작품 속 여주인공의 종족인 '세이렌'을, '여주인공의 오빠를 지키는 방법'은 주인공인 '록사나'를 내세운 것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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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유튜브·인스타그램·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를 활용해 작품 몰입도를 높이는 마케팅도 벌인다.

카카오엔터는 올 초 가수이자 배우인 이준호를 내세워 로맨스판타지 장르의 노블코믹스 '세이렌'과 '당신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의 영상광고를 제작해 유튜브 등에서 공개했다.

또 '사내맞선' 주인공 강태무와 비서 차성훈 앞으로 인스타그램 계정을 열어 도합 200건이 넘는 게시물을 올렸다.

이들 캐릭터가 실제로 인스타 게시물을 올리는 듯한 이 계정의 팔로워는 각각 3만6천 명, 2만7천 명에 달한다.

가장 최근에는 웹소설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을 웹툰화하면서 트위터에 작품 속 주요 배경이 되는 '아이돌 주식회사'라는 TV 프로그램 공식 계정을 만들었다.

단순히 드라마화에만 집중하기보다는 다양한 방면에서 작품과 대중이 만날 수 있는 접점을 최대한 늘리는 모습이다.

류 본부장은 "영상화가 되면 많은 사람이 유입되니 집중하기는 하지만 무조건 영상화가 돼야 슈퍼 IP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이야기 자체로도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것들이 다 슈퍼IP"라고 말했다.

슈퍼IP, 태어나지 않고 만들어진다…카카오엔터 '떡잎 키우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