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포크 트래블' 출간…6개 대륙 독특한 여행지 27곳 소개
이란 스키장·스위스 사파리·알바니아 와인…색다른 여행
프랑스나 이탈리아가 아닌 발칸 반도 서부의 작은 나라 알바니아의 와인, '유럽의 지붕'으로 불리는 알프스가 있는 스위스 대신 이란의 스키장, 케냐와 탄자니아로 대표되는 아프리카 사파리가 아닌 스위스의 케이블카 사파리.
한 번쯤 들어본 나라들이지만 뒤에 이어지는 단어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진다.

'잘 사는 삶'을 추구하는 미국의 라이프스타일 잡지 '킨포크' 편집장 존 번스와 그의 팀은 신간 '킨포크 트래블'(윌북)에서 이처럼 특별한 장소들을 소개한다.

킨포크 팀은 느리게 여행할 때 보이는 그 세계만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책은 그리스와 아이슬란드, 칠레, 아랍에미리트, 뉴질랜드 등 여섯 대륙에 걸친 27개 도시를 여행하며 그곳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시선을 따라 지역을 들여다본다.

5부작으로 구성된 '킨포크 시리즈'의 마지막 책이다.

기존엔 '킨포크 테이블'(음식)과 '킨포크 가든'(자연) 등이 국내에 소개됐다.

이란 스키장·스위스 사파리·알바니아 와인…색다른 여행
킨포크가 제안하는 여행 방식은 '천천히 바라보기'와 '느리게 느끼기'다.

고딕과 오스만 양식이 가득한 파리에서 포스트모던 건축물을 짓는 건축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사막 이미지가 강렬한 세네갈에서 패션 디자이너의 예술 철학에 귀를 기울여보는 식이다.

최고의 호텔이나 레스토랑, 명소 등 SNS에 사진과 영상을 올릴 만한 곳을 소개하거나 짧은 시간 안에 더 많은 곳을 들르기 위해 움직이라고 권유하지 않는다.

대신 지도에 잘 나오지 않는 숨겨진 장소들을 보여주고 현지인들의 시선을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방법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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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서 만난 사진작가 이만 알리는 아라비아가 지닌 부드럽고 다정한 거인과 같은 유산에 관심을 기울이고 싶다면 해변 시장과 첨탑 사이를 여유롭게 산책하라고 권한다.

지역 건축가 알리 자파르 알 라와티는 "항구도시 마트라는 오만 사람들의 관용을 보여주는 본보기"라고 말한다.

스코틀랜드와 아이슬란드 사이에 있는 페로제도 주민들의 슬로푸드도 소개된다.

유일하게 미슐랭 스타를 받은 콕스 레스토랑 수석 셰프 파울 안드리아스 지스카는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자재를 사용하지 않고 수입에 의존하는 것은 지속하기 어려운 방식"이라고 주장한다.

영국 운하를 따라가는 크루즈 여행도 새롭다.

런던과 버밍엄 사이의 그랜드 유니언 운하에서 1년 넘게 생활하는 사진작가 알렉산더 울프는 "아파트 구하기를 포기하고 좁다란 배를 사서 모험을 즐긴다"고 말한다.

기차로 1시간30분 거리를 2주간 이동하면서 조금씩 변하는 운하의 풍경을 감상하라고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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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시선에서 새롭게 바라본 서울의 모습도 담겼다.

음악가와 예술가 6명으로 이뤄진 러닝 모임 PRRC 멤버의 활동을 소개하며 "다양성과 다채로움을 갖춘 서울은 달리기에 가장 멋진 도시"라고 말한다.

또 달리기 좋은 코스로 한강, 청계천, 서울숲, 올림픽공원, 여의도공원 등을 추천한다.

책은 "여행은 목적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가 아닌, 어떻게 여행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다"며 "우리가 세계를 탐험한 방식 중 최소한 한두 가지를 다음 여행에서 적용해보면 좋겠다"고 제안한다.

김선희 옮김. 348쪽. 3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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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