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웹툰이론총서·작가평론선' 100종 총괄 기획한 한창완 세종대 교수
"지금까지 웹툰 산업 생태계·네트워크 수출…우리는 표준안 제시할 종주국"
"한국 웹툰 글로벌화 걸림돌은 인기 작품…이론도 수출해야"
"우리나라는 웹툰의 표준안을 제시할 종주국이죠. 지금까지 웹툰 산업 생태계와 네트워크를 해외에 수출했다면, 이제는 웹툰 이론을 수출해야 합니다.

"
한창완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텍전공 교수는 18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만화웹툰 이론 정립과 해외 전파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한 교수는 실기 위주의 국내 만화·애니메이션 학계에서는 보기 드문 신문방송학 박사 출신이다.

그런 만큼 이론 확립의 중요성에도 일찌감치 주목해왔다.

그는 "산업이 바뀌고 판도가 바뀔 때마다 대응하려면 이론적 베이스가 필요하고, 한국 만화·웹툰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면 이론과 평론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 일본이 '망가'(만화의 일본식 발음) 종주국으로 위세를 떨쳤지만, 도제식 교육만 이어오다가 한국의 웹툰에 주도권을 빼앗긴 것처럼 우리 역시 이론을 확립해 두지 않으면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만화·웹툰 분야에 대한 이론 연구는 해외에서도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런 만큼 웹툰 종주국인 우리나라에서 이론을 구축해 해외에 수출하면 오롯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큰 셈이다.

"한국 웹툰 글로벌화 걸림돌은 인기 작품…이론도 수출해야"
이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2016년 네이버문화재단이 만화발전기금을 출연했을 때 한 교수는 만화 이론 총서를 만들자는 기획을 내놨다.

총 6년에 걸친 출판 끝에 최근 커뮤니케이션북스의 만화웹툰이론총서 50종, 만화웹툰작가평론선 50종 등 100종이 완간됐다.

웹툰 산업이 지난 6년간 빠르게 변화한 가운데 이론 총서의 주제를 5차례에 나눠 순차적으로 선정하고, 시장이나 트렌드 분석이 아닌 기초 이론에 초점을 맞추면서 자칫 총서의 내용이 시류에 뒤떨어질 가능성을 줄였다.

추가로 이론서를 펴낸다면 웹툰 장르 분석 연구를 다룰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 교수는 "현재 네이버웹툰이나 카카오웹툰의 장르 구분은 모호하다"며 "장르 구분이 활성화돼야 시장이 세분화 될 수 있는데 현재는 (모호한 구분 속에) 장르 편향성이 극대화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스타벅스에서 모두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주문하듯이 웹툰 독자도 자신이 보던 것만 보고, 작가는 많이 보는 장르만 그리니 캠퍼스 일진물·로맨스판타지·일상툰·시리어스물 네 가지 장르밖에 없다"며 "이렇게 해외에 나가면 시장에서 박살이 난다.

한국의 인기 있는 작품이 웹툰의 글로벌화를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웹툰 평론과 큐레이션(맞춤 추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한 교수는 "영화의 경우 평론이 작품보다도 재밌다"며 "영화 전문잡지 '키노' 같은 곳에서 평론을 내놓은 덕에 사람들도 영화를 보는 눈을 키웠고, 영화 감상의 폭을 확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웹툰도 평론과 추천이 활발히 이뤄져야 생태계가 제대로 구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