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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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이 레깅스에 브라톱 차림으로 등산하는 일부 여성들을 향해 '자제해달라'는 목소리를 냈다.

스스로 등산을 즐긴다고 밝힌 A 씨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서울 곳곳 명산을 찾아다니는 게 취미라 매주 등산을 간다"며 운을 뗐다.

A 씨는 "등산 자주 다니는 분들은 몇 년 전부터 레깅스에 브라톱이나 크롭티셔츠만 입은 차림새로 등산 오는 여성이 늘었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라며 "물론 저도 필라테스 하거나 헬스장서 운동할 때는 레깅스를 입는다. 실내 체육시설에서 그렇게 입는 건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의복은 TPO에 맞춰 입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어린아이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도 등산오는데 그런 차림새는 보는 이들을 불편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같은 여성이 볼 때도 앞에 그런 복장을 한 사람이 있으면 민망해서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은데 남성이나 어르신들은 오죽 그럴까 싶다"면서 "레깅스는 실내 운동 시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지만 등산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레깅스 입는 모든 여성을 싸잡아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면서 "레깅스 입고 등산하더라도 위에 긴 상의를 입거나 외투나 남방을 허리에 묶어 엉덩이를 가리면 무슨 문제가 있겠나"라고 적었다.

이어 "실내 체육시설이 아닌 등산올 때만이라도 형형색색의 레깅스에 짧은 상의는 자제해 달라"면서 최근에 자신이 목격한 상황을 전했다.

살색 레깅스 차림에 브라톱만 입은 여성이 지나가자 한 중년 여성이 "아이고 아무것도 안 입은 줄 알았네"라고 했다. 그러자 레깅스를 입은 여성은 "자기가 뭔데 XX이야"라고 받아쳐 보는 이들을 무안하게 했다는 것.

A 씨는 "물론 다른 사람도 있는데 다 들리게 복장을 지적한 것도 잘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면서 "누구나 입고 싶은 복장을 할 자유가 있으니 관심을 끄라는 사람도 있겠지만 타인의 시각 또한 존중해야 하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레깅스가 너무 편해서 한 번 입으면 헤어 나올 수 없어 종종 입는다. 왜 남의 눈까지 의식해야 하나"라는 의견과 "등산할 때만이라도 짧은 상의에 밝은색 레깅스는 피해달라. 뒤에 올라오는 이들이 앞 사람의 엉덩이를 보지 않을 자유도 있다"는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최근 유행에 민감한 MZ세대 사이에서 '애슬레저'(애슬레틱과 레저의 합성어) 룩이 인기를 끌면서 레깅스를 일상복으로 여기는 인식이 강해졌다. 국내 레깅스 전문 기업 3사인 젝시믹스·안다르·뮬라웨어의 지난 한 해 매출은 2307억 원에 달하며, 한국의 레깅스 시장은 중국의 2배가 넘는 7227억원으로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다.

하지만 MZ세대라 하더라도 TPO에 맞는 복장을 중요시하는 인식도 여전하다.

알바천국 조사에 따르면 아무리 분위기가 자유롭더라도 이 패션만큼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꼽힌 출근 복장으로 레깅스가 1위에 올랐다. 특히 여성 응답자 10명 중 7명이 ‘레깅스(70.1%)’를 꼴불견으로 꼽았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