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중부지방 폭우는 내일(7월 1일) 오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이후엔 푹푹 찌는 더위가 찾아오겠다.30일 오후 4시 현재 수도권에 비가 시간당 30㎜씩 세차게 쏟아지고 있다.전날 오후 3시부터 현재까지 서울엔 비가 159.8㎜ 내렸다. 도봉구는 누적 강수량이 196.5㎜로 200㎜에 육박했다.경기 파주시 탄현면과 화성시에는 비가 각각 248.5㎜와 240㎜ 왔다.수원시는 236.3㎜, 용인시는 225.5㎜의 강수량이 기록됐으며 충남 서산시에는 300㎜에 가까운 279.5㎜ 비가 쏟아졌다. 당진시와 태안군 강수량은 각각 246.5㎜와 173.5㎜였다.강원에서는 철원군(동송읍·153.5㎜)과 춘천시(남이섬·146.5㎜) 등에 많은 비가 내렸다.기상청은 서울·인천·경기북부·강원중부내륙·강원북부내륙·강원산지에 내일까지 비가 30~80㎜(서울·인천·경기북부 많은 곳 120㎜ 이상) 더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서울·인천·경기북부·강원영서북부를 중심으로는 비가 시간당 30~50㎜씩 매우 세차게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장맛비 외에 낮 기온 상승에 따른 대기 불안정으로 소나기도 쏟아지겠다.경기남부·강원남부·충청·남부지방에는 30일 밤까지, 강원남부내륙·강원산지·충남남동내륙·경상내륙엔 내일 늦은 오후부터 저녁까지 5~40㎜(많은 곳 60㎜ 이상) 소나기가 돌풍·천둥·번개를 동반해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오는 밤사이 동해안·제주해안·충청·남부내륙은 열대야(오후 6시 1분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를 겪을 수 있겠다.내일 강원영동중부·강원영동남부·충청·남부지방·제주를 중심으로 낮에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이겠다. 경북 일부지역은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으로 치솟아 매우 무덥겠다.이들 지역엔 현재 폭염특보가 내려졌다.그간 장맛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중부지방도 정체전선이 북상하고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 들면서 폭염특보가 내려질 정도로 낮 기온이 오를 수 있겠다.내일 아침 최저기온은 21~25도이고 낮 최고기온은 28~35도일 것으로 전망된다.주요 도시 예상 최저·최고기온은 서울 24도와 31도, 인천 23도와 29도, 대전·광주 24도와 33도, 대구 25도와 35도, 울산 23도와 33도, 부산 24도와 29도다.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지루한 장마다. 딱 한 팔을 벌린 만큼의 지름, 언제든 펼쳐 들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나만의 지붕이 되어주는 그것. 우산의 계절이다.우산은 누가 최초로 만들었는지 모른다. 기원전 1200년 이집트에선 우산이 천상의 여신 누트를 상징했다. 오직 귀족들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리스와 로마에선 우산을 나약함의 상징으로 여겼다. 남성들은 비 오는 날엔 우산 대신 모자를 쓰거나 마차를 탔다. 당당하게 비를 맞기도 했다. 반대로 여성에게 우산은 부와 권력을 상징하는 화려한 액세서리였다. 방수 천과 우산 살로 이뤄진 박쥐 형태의 현대식 우산은 영국 신사 조너스 핸웨이가 발명했다. 러시아와 극동을 오가며 무역업을 하던 그는 1750년부터 30년 동안이나 해가 쨍쨍한 날에도 우산을 갖고 다녔다. 놀림과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그의 꿋꿋한 패션 감각은 이후 영국 신사들에게 인정받았다. 우산은 영국에서 ‘핸웨이즈’로 불리며 19세기부터 신사들의 필수 아이템이 됐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우산은?비가 유독 많이 내리는 영국을 대표하는 우산 브랜드는 ‘펄튼’이다. 펄튼은 저렴한 것은 10만원 이하 제품도 있어 초고가 브랜드라고 칭하긴 어렵다. 하지만 펄튼은 그야말로 ‘로열 우산’이다.1956년 영국 아널드 펄튼에 의해 설립된 펄튼의 우산은 157가지 표준 품질테스트를 거쳐 영국 왕실로부터 왕실조달허가증을 받았다. 실제 찰스 왕세자,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 등이 펄튼의 우산을 사용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펄튼의 제품 중 특히 유명한 것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자주 사용한 ‘버드 케이지(birdcage·사진)’다. 버드 케이지라는 이름은 돔 모양의 새장과 비슷하다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우산을 어깨 가까이 내려 쓰면 비바람이 부는 날씨에도 얼굴과 어깨를 지킬 수 있다. 명품관에서 가죽제품을 구매하면 더스트백에 물건을 담아서 주듯, 펄튼 우산을 구매하면 천가방에 우산을 담아준다.버드 케이지 우산의 특징 중 하나는 우산을 내려 쓰더라도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비를 막는 부분이 투명 폴리염화비닐(PVC)로 만들어져 우산 너머로 앞을 볼 수 있다. 이 중에는 하단에만 색이 들어가 있는 제품들이 있는데, 본인이 즐겨 입는 옷과 우산의 색을 맞추는 것도 장마철 스타일링 노하우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옷 색깔과 우산 색깔을 맞춰 다양한 버드 케이지 우산을 사용하곤 하다. 르네 마그리트 그림 속 그 우산! 세상에 단 하나영국 여왕이 사용하는 ‘버드 케이지’는 왕실 우산이라고는 하지만 금액으로 치면 비교적 덜 부담스러운 편에 속한다. 천 대신 PVC를 사용해 원재료값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급 원단과 나무, 스틸을 사용하면 얘기가 달라진다.1854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말리아 프란체스코는 수작업으로 우산을 만든다. 손잡이는 플라스틱이 아니라 나무나 가죽을, 비를 막는 부분도 PVC가 아니라 두꺼운 고급 원단을 쓴다. 결제와 동시에 물건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주문하면 우산이 제작되기까지 40~60일의 시간이 걸린다. 이 브랜드 제품 중 가장 비싼 우산은 160만원에 달한다. 손잡이로 쓰이는 나무는 체리나무, 단풍나무, 히코리나무 등 다양하다. 우산대의 나무 재질과 두께는 소비자가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야말로 ‘나만을 위한 단 하나의 우산’이 탄생하는 셈이다. 말리아 프란체스코라는 우산 브랜드명은 익숙하지 않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우산이 등장한 명화를 보면 ‘아!’ 하는 감탄사가 나온다. 르네 마그리트의 ‘헤겔의 바캉스’(1958) 속 우산이 바로 말리아 프란체스코다. 비틀스도 활동 당시 이 우산을 자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돈 줘도 못산다…4만 개 한정 제작하는 ‘파소티’파소티 우산은 손잡이의 화려한 보석으로 특히 유명하다. 화려한 디자인 때문에 제품을 우산 겸 양산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파소티는 어네스타 파소티가 이탈리아 만토바에서 1956년 설립한 수제 명품 우산 브랜드다. 파소티 제품 역시 주문제작으로 만들어지며, 소비자가 안쪽과 바깥 원단, 손잡이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주문제작 후 수령까지는 약 두 달이 걸린다.파소티 제품을 받아보면 명품관에서 고가의 가죽 제품을 받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느낄 수 있다. 제품에는 시리얼 넘버와 구매날짜가 기재된 보증서가 함께 담긴다. 검수가 완료됐다는 의미의 검수표 봉투도 함께 제공한다.파소티 우산은 연간 4만 개만 수작업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높다. 아랍 왕실은 귀빈에게 답례품으로 파소티 우산을 선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은 2020년 파소티 한국 수입사와 납품계약을 체결하고, 자사 VIP 고객에게 파소티 우산을 선물하기도 했다.파소티 우산은 국내 미디어 콘텐츠 속 소품으로도 많이 사용됐다.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는 ‘서예지 우산’으로, ‘부부의 세계’에서는 ‘김희애 우산’으로 입소문을 탔다.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서울 동부간선도로 전면 통제…지하차도 침수로 차량 고립도"오늘 밤까지 곳곳 집중호우 이어져…내일 오후쯤 그칠 전망"지난 29일 저녁부터 30일 오전까지 전국에 내린 세찬 장맛비로 곳곳에서 침수와 고립 사고 등 피해가 속출했다.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지역별 누적 강수량은 충남 서산 279.3㎜, 당진 246㎜, 경기 파주 탄현 226.5㎜, 화성 서신 252.5㎜, 서울 137.9㎜, 강원 원주 문막 118㎜ 등으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이처럼 거세게 내린 비로 인해 곳곳에서는 비 피해가 잇따랐다.오전 8시 30분께 경기 수원시 세류역 지하통로에는 빗물이 쏟아져 들어온 탓에 시민들이 바지를 걷어붙이고 이동해야 했고, 한때 전동차가 무정차 통과했다.오전 9시 31분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중고차 매매단지에서도 침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이곳에 주차된 중고차들이 폭우로 인해 보닛을 포함한 차 일부가 아예 물에 잠겨버렸다.충남 서산의 한 대형마트는 간밤에 내린 비가 들어차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시민들이 고립되는 아찔한 사고도 있었다.오전 6시 8분께 충북 증평군 도안면에서는 지하차도가 침수되면서 차량 1대가 고립됐지만, 운전자가 스스로 빠져나와 인명피해는 없었다.충남 서산에서도 저지대 침수 주택 등 8곳에 갇혔던 주민 21명이 소방당국에 구조되기도 했다.빗길 교통사고도 끊이지 않았다.이날 오전 0시 20분께 인천시 계양구 서운동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서운분기점에서 일산 방면 1차로를 달리던 아반떼 승용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멈춰 섰다.이 사고 이후 바깥에 나와 서 있던 30대 남성 운전자가 같은 방향으로 달리던 다른 승용차 2대에 치여 숨졌다.또 오전 1시 4분께 충북 제천시 봉양읍 중앙고속도로에서 부산 방향으로 가던 25t 화물차가 가드레일을 잇달아 들이받으면서 50대 운전자가 숨져 경찰이 빗길 사고와의 연관성 등을 조사하고 있다.오전 10시께 경기 수원시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 광교터널에서는 빗길에 미끄러진 25t 화물차가 터널 출구를 막으면서 3개 차로 출구가 모두 차단돼 터널 내 차량이 1시간가량 움직이지 못했다.담벼락이 무너지고 토사가 유실되는 등 피해도 이어졌다.이날 오전 충남 서산에서는 폭우로 인해 운산면 갈산천 교량 30m와 고산천 제방 100m가 붕괴했으며, 태안에서도 아파트 앞에 싱크홀이 발생했다.오전 9시 10분 경기 광주시 태전동에서도 "집 인근 산이 무너져 토사가 테라스로 들어왔다"는 신고가 들어와 소방당국이 현장에서 안전 조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수원시 장안구 율전동에서는 빌라의 담벼락이 무너져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여주시와 평택시에서도 농경지가 침수됐다는 신고가 이어졌다.불어난 물에 도로 곳곳이 잠기면서 교통이 통제되기도 했다.서울에서는 중랑천 수위가 상승하면서 오전 6시 43분부터 동부간선도로 본선과 진입 램프 교통이 전면 통제된 뒤 약 5시간 만에 해제됐다가 다시 통제됐다.경기 시흥 안현교차로, 안산 단원구 신길동, 평택 고렴리 도로 등은 침수로 인해 한동안 차량 통행이 어려웠다.충북 충주시 칠금동과 음성군 음성읍의 도로도 하수도 역류로 침수됐으나, 지금은 물이 모두 빠졌다.이 밖에도 가로수가 부러지고 지하실과 주차장에 물이 차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곳곳에서 발생했다.기상청은 비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오후 중 서울, 인천, 경기와 강원 영서를 중심으로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의 집중호우가 더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기상청 관계자는 "내일 오후쯤 돼야 비가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비 피해 우려 지역에서는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말했다.(김준호, 우영식, 정찬욱, 박영서, 최은지, 홍규빈, 심규석, 김솔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