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카와 이라: 비인간화 시대의 대/화·높은 자존감의 사랑법
[신간] 병든 의료·코로나로부터 배우는 생존전략
▲ 병든 의료 = 셰이머스 오마호니 지음. 권호장 옮김.
소화기내과 전문의이자 아일랜드 코크 대학병원 교수인 저자가 수십 년간의 임상경험에서 느낀 현대 의료 문제점을 고발한 책이다.

저자는 "치료받아야 할 것은 환자가 아니라 현대 의료 자체"라고 주장한다.

책은 새로운 질병을 만들어내는 데만 몰두하는 의료계, 예방을 명목으로 의미 없는 약물을 강요하는 의료산업 복합체, 치료와는 관계없이 연구 실적만 중시하는 과학주의, 환자 권리를 내세워 의료라는 공공재를 소비 영역으로 끌어들인 소비자 주의 등을 치료 대상으로 지목한다.

저자는 의학 연구의 허구성도 폭로한다.

의학 연구의 동기가 연구비 지원과 학위 취득, 승진, 논문 게재 편수 늘리기 등으로 이어져 있으며 대부분 치료와는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그 배후에는 현장의 의사보다는 의학 연구자를 우대하는 현대의 과학주의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책은 기존 의료시스템은 이해관계가 너무 단단해 의료서비스의 평등한 배분과 참된 인간적 의료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고 인정한다.

다만 현대 의료가 질병의 정복을 장담하기보다는 연민을 회복하고, 불가능한 완치보다는 고통 경감과 완화 치료에 노력하는 참된 인간적 의료가 되기를 희망한다.

사월의책. 344쪽. 1만8천 원.
[신간] 병든 의료·코로나로부터 배우는 생존전략
▲ 코로나로부터 배우는 생존전략 = 고경찬 지음.
나노 바이오 기업 운영자이자 특허청 지식재산 혁신기업 협의회 회장을 지낸 저자가 코로나19(COVID-19) 시대에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의학과 인문학, 역사학, 경영학적인 시각에서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코비드(COVID)를 중소기업에 비유하며 "코비드 사가 출시하는 차별화(변이) 제품은 인간 사회에서 짧은 시간에 세계적 히트 상품이 되면서 코비드 사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게 됐다"고 말한다.

또 코로나19가 사람 몸에 들어와 유전체를 방출하고 밖으로 나가는 의학적 과정들을 시장 분석과 진출, 투자, 외주생산, 차별화 제품출시, 시장 확대 단계와 연관 지으며 마케팅 전략을 제안한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언급하며 숙주와 더불어 살아가는 '위드 휴먼'이라는 상생 경영 방식도 거론한다.

시리우스. 226쪽. 1만6천 원.
[신간] 병든 의료·코로나로부터 배우는 생존전략
▲ 아르카와 이라 비인간화 시대의 대/화 = 미겔 로차 비바스 지음. 우석균·김현균 옮김.
콜롬비아 작가인 저자가 본인의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여행지의 환경과 문화를 비평한 책이다.

'아르카'와 '이라'라는 가상의 두 인물의 대화로 전개되는 이 책은 대부분 콜롬비아와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대륙을 배경으로 진행되지만, 제주도 등 아시아 일부 지역도 소개된다.

저자는 특정 지역의 여행 경험을 아르카와 이라의 입을 빌려 소개하면서 그 지역의 환경과 문화를 의식의 흐름으로 분석한다.

제주도의 성산 일출봉 분화구가 풀로 뒤덮인 것을 본 아르카는 "생명은 유황도 아랑곳하지 않고 싹을 틔우는 법이지"라고 말한다.

이 생명력에서 그리스·로마 신화의 괴물 '사티로스'를 떠올리기도 한다.

이들의 대화는 단순히 여행지에 대한 인식과 감상을 넘어 다른 시공간의 문화적 맥락을 연결하며 진행된다.

일반적인 여행 문학이나 철학 에세이가 가진 논리적인 짜임새에서 벗어나 다양한 여행지의 즉흥적인 감상이 해당 지역과 문화에 대한 배경지식과 함께 버무려진다.

에디투스. 344쪽. 2만 원.
[신간] 병든 의료·코로나로부터 배우는 생존전략
▲ 높은 자존감의 사랑법 = 정아은 지음.
2013년 제1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장편소설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어느 날 몸 밖으로 나간 여자는' 등에서 사랑을 주제로 동시대 한국인의 내면을 들여다본 저자가 본격적으로 사랑을 탐구한 에세이다.

저자는 나를 지키는 사랑은 사랑에 대한 '앎'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책에는 미국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과 레트 버틀러, 프랑스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레즈비언 커플 아델과 엠마, 서태지와 신해철, 육영수와 이희호 여사 등 여러 사랑 이야기가 나온다.

저자는 이들을 통해 짝사랑과 실연, 금기와 사랑, 전통적·수평적 사랑 등 여러 유형을 다룬다.

마름모. 228쪽. 1만6천 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