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송강호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긴 '브로커'는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하고 한국의 스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작품이다.
2018년 '어느 가족'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던 고레에다 감독의 첫 한국 영화로, 송강호를 비롯해 강동원, 이지은(아이유), 배두나, 이주영 등 화려한 캐스팅을 내세워 공개 전부터 국내외에서 관심이 뜨거웠다.
그동안 가족을 소재로 한 영화를 여러 차례 선보였던 고레에다 감독은 '브로커'에서도 가족을 주요 소재로 다뤘다.
베이비 박스를 매개로 만나게 된 다양한 사람들이 점차 가족이 되어 가는 과정이 담겼다.
송강호는 동수(강동원 분)와 함께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아기를 훔쳐다 아이가 필요한 부부에게 판매하는 브로커 상현 역을 연기했다.
엄밀히 따지면 인신매매라는 중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자지만, 나름대로 정해 놓은 기준과 선을 지키는 인물이라 전혀 악역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아내와 딸에게서 외면받은 그는 아들 우성을 버린 젊은 엄마 소영(이지은)과 만난 뒤 아기를 파는 여정에 동행하게 되면서 가족애가 무엇인지 점차 깨달아 간다.
송강호는 '생활 연기'라 불리는 특유의 자연스러운 연기를 바탕으로 상현이 점차 변해가는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특히 소영 모자를 위해 자신에게 엄청난 결과를 몰고 올 선택을 하고 난 뒤 홀로 앉아 짓는 표정 연기가 눈에 띈다.
이런 '유사 가족'의 구성원 한 사람을 연기하는 만큼 전작들과 비교해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송강호는 배우들의 앙상블 속에서 단단하게 중심을 잡아준다.
작품 자체는 지난 26일(현지시간) 공개된 직후 엇갈린 평을 들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브로커'에 평점 5점 만점에 2점을 부여하고 "근본적으로 어리석고, 지칠 정도로 얕다"고 평했다.
영화제 소식지 스크린데일리는 경쟁 부문 진출작 21편 가운데 두 번째로 낮은 점수인 1.9점을 매겼다.
일부 언론에서는 중범죄자인 상현과 동수를 선하고 사랑스럽게 묘사한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이에 대해 "24시간 내내 악하거나 선한 사람은 없다는 게 내 철학"이라며 "'브로커'를 본 후에 인간에 대해 절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송강호도 전날 국내 취재진과 한 인터뷰에서 "장르적으로 접근하면 고레에다 감독의 작품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일종의 표현이고 문법이고 철학이니까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레에다 감독은 현실을 객관적이고 차갑게 보여주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은 따뜻한 마음을 갖게 한다고 생각한다"며 "'브로커' 역시 가족에게서 버림받은 사람들이 모여서 한 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는 여정을 보여주면서 삶의 고귀함을 깨닫게 해주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경주의 천년 달빛, 월성 ⑪ 신라에 터번을 쓴 서역인이? - '토우'로 살펴보는 신라의 국제교류 1천600년 된 신라 시대 인형입니다. 흙으로 만들어 '토우(土偶)'라고 부르는데요. 신라의 옛 궁궐터였던 월성의 해자에서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복식이 신라인 같지 않습니다. 머리에는 터번을 두르고 있고, 지중해 동부 사람이 주로 입던 '카프탄'으로 보이는 옷을 입고 있습니다. 과연 어느 나라 사람일까요? 발굴 조사단은 중앙아시아 소그디아나를 근거지로 하는 현재 이란계 주민인 '소그드인'의 복식과 유사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당시 토우는 장식용뿐 아니라 제사를 지내는 용도로도 활용됐습니다. 서역인을 흙 인형으로 만들 만큼 신라인이 바다 건너 서역인과 활발히 교류했던 건 아닐까요? 사실 토우뿐만이 아닙니다. 서역인의 모습을 한 다양한 유적이 경주의 왕릉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왕의 무덤을 지키는 서역인 모습의 무인 석상도 발견됐죠. 그 때문에 당시 서역과의 교류는 우연이 아닌 국가적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제교류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요? 괘릉의 호인 상(8세기), 용강동 고분 출토 호인 상(7~8세기) 등을 토대로, 학계는 7~8세기로 추정합니다. 하지만 이미 5~6세기에 만들어진 서역인 모습의 토우가 최근 발견되면서, 서역과의 교류가 이미 5~6세기부터 이뤄졌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신라의 국제교류 흔적을 보여주는 또 다른 유적은 아주까리(피마자) 씨앗입니다. 피마자에서 기름을 뽑아서 (그 기름에) 종이 심지를 적신 후, 불붙여 그 연기로 훈증하면 쾌유한다. 소처럼 혀를 입 밖으로 내미는 증상(牛舌出)의 치료에도 좋다. - '향약제생집성
▲ 쿠사마 야요이 - 강박과 사랑 그리고 예술 = 엘리사 마첼라리 지음. 김희진 옮김. 일본의 유명 전위 예술가 쿠사마 야요이. 이 책은 환청과 강박 때문에 괴로워하면서도 이를 예술로 승화시킨 그녀의 삶을 그래픽 노블로 풀어냈다. 쿠사마 야요이의 상징과도 같은 물방울무늬와 강렬한 색 대비를 책 곳곳에 배치해 그녀가 느낀 세상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1957년 미국으로 건너가 급진적인 전위예술을 선보이며 이름을 알린 모습, 소수의 편에 서서 성차별과 인종 차별의 벽을 허물고자 했던 모습도 담았다. 저자는 이 작품으로 이탈리아 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 '아이토리 디 임마지니'에서 은메달을 받았다. 136쪽. 1만6천800원. ▲ 사랑하는 이모들 = 근하 지음. 중학교 3학년 때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고 10년 만에 보는 이모 집에서 살게 된 '효신'. 그 집에는 이모의 동성 연인 '주영'도 살고 있다. 효신은 처음 접하는 동성 커플에 충격을 받기도 하고 껄끄럽게 여기지만, 결국 이모의 연인도 또 다른 이모로 받아들이며 새로운 가족이 된다. 이 책은 이른바 부모·자식으로 이뤄진 '정상 가족'은 아니지만, 가장 힘들고 위로가 필요하던 순간 손을 잡아준 이들이야말로 가족이 아닌지 질문을 던진다. 216쪽. 1만5천원. ▲ 도올만화대학 = 도올 역주. 보현 그림. 도올 김용옥 선생이 역주한 사서삼경(四書三經) 가운데 유학의 정치 비전을 담고 있는 대학을 만화로 쉽게 풀어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격물치지(格物致知) 등 대학의 중요 가르침을 한문 원문과 함께 한글 발음, 번역과 해설까지 함께 실어 대학이 담고 있는 심오한 사상을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도올만
문화재청, 내일 현장 조사…안전 조처 위반 등 과실 확인 시 조처 수령이 400년 정도로 추정되는 서울 성균관 문묘(文廟)의 천연기념물 은행나무가 지지대 교체 작업 중 크게 파손됐다. 1일 종로구청과 성균관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25분께 문묘의 명륜당 경내에 있는 은행나무 지지대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직경 90㎝와 30㎝ 정도의 가지 2개가 부러졌다. 이날 작업은 나무 수리·보수를 하는 한 업체가 진행했다. 목격자 등에 따르면 오래된 나무의 지지대를 교체할 때는 기존의 것을 대체할 지지대를 먼저 설치한 뒤 해야 하지만, 대체 지지대 없이 작업을 진행하다 가지가 부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나무는 문화재청의 위탁을 받아 관할 지자체인 종로구청이 관리하고 있다. 구청 측은 기존 지지대를 철거하자마자 무게를 이기지 못해 가지가 부러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울 문묘 은행나무'로 불리는 이 나무는 196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이 나무의 수령은 약 400년 정도로 추정되며 높이 26m, 가슴높이 둘레 12.09m에 이른다. 임진왜란 당시 불에 타 없어졌던 문묘를 다시 세울 때 함께 심은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부러진 부위는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잘라낸 상태다. 문화재청은 2일 오전 문화재 위원, 수목 관련 전문가 등과 함께 현장을 방문해 나무의 생육 상태를 확인하고 정확한 피해 상황을 확인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특히 작업 과정에서 안전 조처를 위반한 내용이 있는지 철저히 조사할 방침이다. 현행 '문화재수리 등에 관한 법률'(약칭 문화재수리법)에 따르면 문화재를 수리하는 과정에서 지정문화재를 파손하거나 훼손한 경우 수리업자의 자격을 취소하거나 등록을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