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먼저 '셀프 스토리' 써라, 그대로 이뤄질 테니
재미있고 감동적인 얘기를 들을 때 정신이 쏙 빠지는 느낌이 들지 않던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상황에서 드라마가 끝나고, 다음 회차를 예고하는 영상이 뜰 때 “안 돼!”라고 외쳐본 적 없는가.

스토리는 우리의 뇌를 완벽하게 장악하는 능력이 있다. 스토리가 뇌를 ‘인질’로 삼으면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히든 스토리》는 각자 갖고 있는 스토리를 잘 풀면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자기계발서다.

경영 컨설턴트이자 스토리텔러인 저자 킨드라 홀은 사회생활과 양육 사이에서 고민하던 시기에 자신의 인생을 바꾼 스토리에 대해 소개한다. 당시 그는 사업을 시작하고 육아에 소홀하게 되면서 스스로 만든 ‘나는 형편없는 엄마’란 스토리에 사로잡혀 있었다. 딸에게 미안한 마음을 안고 함께 블록놀이를 하던 어느 날, 블록으로 쌓은 성을 가리키며 “이건 커다란 성이에요. 우리는 일하는 공주님들이니까요”라고 하는 딸의 얘기가 귀에 박혔다. 이 한마디에 힘을 얻은 그는 자신의 스토리를 ‘아이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일하는 엄마’로 다시 쓰기 시작했다. 이후 일과 육아 모두 술술 풀렸다.

그렇다면 어떻게 내면의 부정적인 스토리를 지우고, 바람직한 스토리로 다시 쓸 수 있을까. 저자는 “셀프 스토리는 저절로 작동하고 반복하는 습관과 같다”며 ‘단계별 스토리텔링 공식’을 전한다. 먼저 내면에 작동 중인 스토리를 포착하고, 스토리의 진실 여부와 삶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자신에게 더 도움이 되는 스토리를 선택한다. 그런 다음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선택한 스토리를 머릿속과 인생에 설치한다.

저자는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스토리를 끝내지 말고, 그곳을 중간 지점으로 삼으면 된다고 조언한다. 누군가의 배신, 불공정한 결과, 커다란 비극 등 스토리의 중간 부분이 엉망진창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결국 문제가 해결되면서 해피엔딩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