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경쟁부문 진출작 영화 ’브로커' 월드 프리미어 시사회가 열려, 영화 상영이 종료되자 장내 관중들이 일제 기립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뉴스1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경쟁부문 진출작 영화 ’브로커' 월드 프리미어 시사회가 열려, 영화 상영이 종료되자 장내 관중들이 일제 기립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뉴스1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첫 한국 영화 연출작 '브로커'가 칸 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됐다. 영화가 끝난 후 12분간의 기립박수에 가수 아이유(이하 이지은)는 칸 입성을 실감한 듯 감동한 얼굴이었다.

26일 오후 7시(현지시각) 제 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린 뤼미에르 대극장에는 '브로커'의 월드 프리미어 상영이 진행됐다.

이번 영화제에서 경쟁 부문에 초청된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베이비 박스에 놓인 아기를 몰래 데려온 ‘상현’(송강호)과 ‘동수’(강동원). 하지만 아기를 두고 갔던 엄마 ‘소영’(이지은)이 다시 돌아오고, 의도치 않게 세 사람이 함께 아기의 새로운 부모를 찾아 나서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고레에다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까지 맡았으며 한국 제작사 집이 제작하고 CJ ENM이 투자·배급했다. 감독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로 심사위원상, '어느 가족'(2018)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바 있는 만큼 전 세계 취재진과 씨네필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 작품에는 송강호, 강동원, 이지은, 배우나, 이주영 등 연기력과 스타성을 두루 갖춘 톱 배우들이 총출동해 이목을 끈다. 특히 이날 레드카펫에는 현지에서 보기 어려운 K-팝 스타인 이지은을 보기 위해 줄을 선 해외 팬들의 모습도 눈에 띄였다.

첫 상업영화 출연작인 '브로커'로 칸 레드카펫까지 밟게 된 이지은은 그레이 컬러의 오프숄더 드레스를 입고 우아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는 팬들의 사인 요청에도 일일이 응하며 K-팝 스타다운 애티튜드로 칸 영화제의 열기를 더했다는 후문이다.

국내 배우 통틀어 칸 경쟁 부문 최다 진출 타이틀을 보유한 송강호는 턱시도에 선글라스를 착용해 자신의 안방처럼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반도'에 이어 두 번째로 초청받은 강동원은 모델 출신답게 블링블링한 턱시도 재킷으로 이목을 끌었고, 이주영은 볼륨감 있는 스타일의 화이트 드레스로 매력을 뽐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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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상영 후 '브로커'는 관객들로부터 12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올해 칸 영화제에서 선보인 한국 영화 중 가장 긴 시간의 박수를 받은 것이다. 송강호는 함께 박수하며 이를 즐겼고 이지은과 강동원은 감동한 눈빛으로 관객을 응시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박수를 이끈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을 향해 "서스펜스를 아주 잘 다뤄주시는 것 같다"며 "식은땀이 많이 났는데 드디어 끝났다. 팬데믹 때문에 영화 찍기 힘들었는데 이렇게 정상적으로 영화를 여러분과 나눌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 전문매체 스크린 데일리는 "고레에다 감독의 첫 한국 영화 '브로커'는 원치 않는 임신으로 태어난 아이들에 대한 민감하고 동정적인 시선을 보여준다. 감독의 전작들과 같이 가족에 관한 것이지만 그를 넘어 삶의 근본적인 측면, 소속감,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과 연결되고자 하는 희망, 집을 찾고자 하는 욕망에 관해 얘기한다"고 평가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