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대서 추모 성찬례·학술세미나…"오늘날 성공회대 만드는 데 큰 기여"
"노동이 곧 기도" 故대천덕 신부 20주기…내일 추모행사
성공회대 전신인 성미가엘신학원 원장이자 기독교 공동체 예수원 설립자였던 고(故) 대천덕(戴天德·미국명 루번 아처 토리 3세) 성공회 신부의 선종 20주기를 맞아 그의 사상과 삶을 돌아보는 자리가 마련된다.

대한성공회와 성공회대는 26일 학내 대학성당에서 대천덕 신부 20주기 추모행사를 연다고 25일 밝혔다.

성공회 등에 따르면 1부 행사로 열리는 20주기 추모 성찬례는 이경호 베드로 성공회 서울교구장 주교가 집전하며, 유낙준 모세 대전교구장 주교가 설교에 나선다.

2부 행사는 학술세미나로 진행된다.

성공회대 김기석 총장의 개회 인사를 시작으로 나성권 사제가 '대천덕 신부의 신학 형성과 성공회'를 주제로 발표한다.

희년함께 이성영 대표는 '대천덕 신부님의 희년법 및 헨리 조지 사상과 영향', 유명희 사제는 '대천덕 신부님의 삶과 영성', 대천덕 신부 아들 벤토리 사제는 '아버지로서의 대천덕 신부'를 주제로 각각 발제한다.

행사 뒤에는 참석자들이 학내에 기념식수를 한다.

김기석 성공회대 총장은 "대천덕 신부님은 예수원과 신학원에서 '노동이 곧 기도요, 기도가 곧 노동'이라는 통전적 영성의 모범을 보여주심으로써 복음화의 사명과 교회의 사회적 역할을 깨닫는 데 지대한 영향을 남기셨다"고 평가했다.

이어 "항동 캠퍼스 부지 조성을 통해 오늘의 성공회대학교가 있게끔 기여하셨다"고 기억했다.

"노동이 곧 기도" 故대천덕 신부 20주기…내일 추모행사
대천덕 신부는 1918년 중국 산둥(山東)성에서 태어났다.

선교사였던 아버지 토리 목사를 따라 15세 때 한국으로 건너왔다.

그는 프린스턴 신학대학원, 하버드대 등에서 수학한 뒤 1946년 성공회 사제 서품을 받고서 목회활동을 했다.

1957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1964년까지 성공회대 전신인 성미가엘신학원 원장으로 있으며 현 성공회대 자리인 구로구 항동캠퍼스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이후 1965년 강원 태백에 성공회 수도원인 예수원을 설립해 초대 교회가 모범을 보였던 '빈부 격차없는 공동체 생활'의 한국적 터전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고인은 성경과 성령에 의한 회심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복음주의 전통'에 서 있으면서도 사회 정의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인 신학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미국 경제학자 헨리 조지의 '경제학과 토지는 하나님의 것이므로 아주 사고팔지 못한다'는 레위기 말씀에 근거해 성경에서 말하는 경제정의를 실천하고자 했다.

이런 신학은 성경에서 말하는 경제정의를 실천하고자 설립된 시민단체인 '성경적 토지정의를 위한 모임(성토모·희년함께의 전신)'의 설립에 영향을 줬다.

대천덕 신부는 2002년 5월 예수회 창립 37주년 행사를 마치고 귀가하다 뇌출혈로 쓰러졌고, 결국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저서로는 '토지와 경제정의', '대천덕 자서전, 개척자의 길', '대천덕 신부의 산골짜기에서 온 편지' 등 다수가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