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 아이가 주의력 결핌의 정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평소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 아이가 주의력 결핌의 정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을수록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증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1일(현지시간) 사이언스 데일리는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의 이렌 해스 영양학 교수 연구팀이 ADHD 증상이 있는 아이가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을수록 심한 주의력 결핍 증상이 개선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ADHD는 유달리 주의력이 떨어지고 산만하며 행동이 지나치게 활발하고 충동 조절과 행동 통제가 안 되는 일종의 정신 장애로 아동, 청소년에게 흔히 발생한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2018~2020년 사이 미국의 콜럼버스, 포틀랜드, 레스브리지의 3개 도시에서 ADHD 증상이 있는 6~12세 어린이 13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 대상자는 임상시험 시작 전 한 명도 ADHD 치료제를 복용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먼저 이들의 부모를 상대로 아이가 먹는 식품과 섭취량을 묻는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또 다른 설문조사에서는 부모에게 ADHD의 대표적인 증상인 주의력 결핍이 어느 정도인지를 물었고, 그 결과 평소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 아이가 주의력 결핍의 정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또 ADHD 치료를 위해 36가지 미량 영양소(micronutrient)가 특별히 배합된 비타민과 미네랄 보충제의 ADHD 치료 효과를 평가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연구 대상 아동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특수 조제된 비타민과 미네랄 보충제를, 다른 그룹에는 위약을 90일간 투여하면서 ADHD 증상 변화가 있는지 추적했다.

그 결과 비타민과 미네랄을 먹은 그룹이 위약을 먹은 그룹보다 감정 조절 장애 등 ADHD 증상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식품이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가정과 그렇지 않은 가정의 ADHD 증상 차이가 있는지 비교 분석한 결과 식품 공급이 안정적이지 못한 가정의 아이들이 만성적인 과민, 흥분, 분노 폭발 등 감정 조절 장애가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세 가지 연구 결과는 특히 과일과 채소를 포함해 아이에게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공급하는 건전한 식단이 아이의 ADHD 증상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또 "ADHD는 뇌에서 분비되는 일부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한 것과 연관이 있다"면서 "비타민과 미네랄은 이러한 중요한 신경전달 화학물질의 분비를 촉진해 뇌가 전반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영양 신경과학(Nutritional Neuroscience)' 최신호에 발표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