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어렵거나, 자도 개운하지 않다면
'불면증' 의심해 봐야
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연합뉴스

30대 직장인 A 씨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최근부터 재택근무에서 다시 회사로 출근하기 시작했다. 그동안의 생활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었을까. 일찍 잠자리에 들어도 밤늦도록 뒤척이다가 잠들기 일쑤다. 특히 일요일 밤만 되면 더욱 증세가 심해졌다. 겨우 잠이 들더라도 다음 날 개운하지 않은 기분이다. 이처럼 '불면의 밤'이 길어지면서 일상적인 생활을 하기가 힘들어졌고, 병원을 찾았다. A 씨는 치료가 필요한 수준의 '불면증' 진단받았다.

수면은 우리 삶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강의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불면증은 단순히 밤에 잠들기 힘든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그러나 잠을 잘 자지 못해 병원을 찾는 사람은 꾸준히 늘고 있다. 영국 BBC는 한국인들이 과로와 스트레스로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의 수면 부족에 시달린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에서 수면장애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16년 49만5000여명에서 2017년 51만8000여명, 2018년 56만9000여명, 2019년 64만2000여명, 2020년 67만1000여명 등으로 연평균 7.9% 증가했다.

불면증은 잘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잠을 못 자는 것을 말한다. 잠들기 어렵거나 숙면하지 못하고 자꾸 깨어나는 상태를 모두 수면 장애의 일종으로 본다. 오래 자더라도 깨어나면 개운하지 않아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경우도 수면장애에 해당한다. 수면장애 환자들은 잠이 드는 데 1시간 이상이 걸리는 것은 기본, 7시간 수면 후에도 잔 것 같지 않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대개 하루나 이틀 정도 잠들지 못하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증상이 만성화되면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 몇 년 동안 계속되기도 한다. 불면증에 걸리면 낮에 졸리고 피곤하고 정신 집중이 되지 않아 업무에 차질을 빚기 쉽다.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의 위험까지 증가하게 된다.

불면증은 증상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흥분,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며칠 동안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을 일시적 불면증이라 한다. 단기성 불면증은 2~3주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자지만 스트레스가 없어지면 정상 수면을 회복한다. 만성 불면증은 몇 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뜻하며 한국인 전체의 약 15~20% 가 한 번쯤 겪는다고 보고되고 있다. 여러 가지 생각이나 걱정 등이 원인이며 수면호흡장애, 근육운동장애 등 신체적인 문제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불면증이 한 달 이상 계속되고 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치료는 비약물적 방법과 약물적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침대에선 잠만 자고 낮 시간에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따뜻한 물로 몸을 이완시켜주는 게 좋다. 수면제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사용되는데 내성과 의존성, 금단증상 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남용해서는 안 된다. 심리적 스트레스가 해결되었음에도 잠들기 힘들다면 불면증에 대한 인지행동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이유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수면 의학의 관점에서는 일정한 시간에 기상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약간 부족한 듯이 자고 규칙적으로 일찍 일어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수면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낮잠을 피하고 잠자리에 누워 있는 시간을 일정하게 정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밤에 깨더라도 시계를 보지 않고, 수면을 방해하는 담배, 커피, 홍차, 콜라, 술 등을 피하라고 조언한다. 또 잘 자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오히려 불면증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억지로 잠을 청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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