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국립오페라단 창단 60주년 기념
13세기 프랑스 상대 시칠리아 민중 봉기 다룬 대작
국립오페라단, 베르디 '시칠리아섬의 저녁기도' 내달 국내 초연(종합)
베르디의 대작 오페라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I vespri siciliani)가 처음으로 국내 무대에 오른다.

국립오페라단은 창단 60주년을 맞아 오페라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를 다음달 2일부터 5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내 초연으로 선보인다고 10일 밝혔다.

'신포니아'로 불리는 이 작품의 서곡과 주요 아리아는 자주 연주돼 왔지만 국내 무대에서 전막이 무대에 오르는 것은 처음이다.

이 작품은 1282년 프랑스의 억압으로부터 자유를 갈망하던 시칠리아인들이 부활절 저녁기도를 알리는 종소리를 신호로 독립투쟁에 나선 '시칠리아 만종 사건'을 다룬 시대극이다.

13세기 후반 프랑스 군인이 시칠리아 여인을 희롱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격분한 시칠리아인들이 수많은 프랑스 군인을 살해하고 성당의 저녁기도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에 맞춰 프랑스인에 대항한 봉기를 일으켰다.

베르디의 작품은 총 5막으로 구성된 대작으로, 베르디 오페라 중 가장 웅장한 서곡과 주인공 엘레나가 부르는 '고맙습니다, 친애하는 벗들이여' 등의 주요 아리아가 유명하다.

특히 '신포니아'라는 이름을 가진 이 오페라의 서곡은 독립적인 관현악 작품으로 연주될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작품은 시칠리아의 공녀 엘레나와 저항군 아리고, 그리고 프랑스의 총독 몽포르테의 이야기다.

아리고와 엘레나를 비롯한 시칠리아인들은 프랑스에 저항하는 계획을 세우지만, 총독 몽포르테가 과거 시칠리아인 연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자식이 아리고임을 알게 되면서 겪는 고뇌와 갈등이 이야기의 핵심축이다.

외세의 억압이라는 역사적 비극 속에서 개인이 겪는 비극의 서사를 세밀한 심리묘사와 갈등을 통해 표현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정상급 성악가들을 한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시칠리아의 공녀이자 아리고의 연인 '엘레나' 역은 소프라노 서선영과 김성은이, 조국애와 부정(父情) 사이에서 갈등하는 시칠리아 저항군 '아리고' 역에는 테너 강요섭과 국윤종이 나선다.

또 프랑스 총독이자 아리고의 친아버지인 '몽포르테' 역에는 바리톤 양준모, 현명원이 맡고, 시칠리아인들이 존경하는 독립투사 '프로치다' 역은 베이스 최웅조와 김대영이 맡는다.

홍석원이 지휘봉을 잡고, 2016년 국립오페라단 '오를란도 핀토 파초'를 통해 개성 있는 해석을 보여준 이탈리아 연출가 파비오 체레사가 연출한다.

체레사는 2016 인터내셔널 오페라 어워즈가 선정한 영디렉터 상을 수상하며 촉망받는 젊은 연출가로 급부상했다.

이번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국내 초연은 내달 4일 오후 3시 국립오페라단의 온라인스트리밍 서비스인 크노마이오페라와 네이버TV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예술의전당에 공연에 이어 다음 달 18∼19일에는 경기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무대에도 오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