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타고 해외 가자"…제일 먼저 '찜'한 여행지 이곳
공항의 시간이 돌아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막혔던 하늘길이 열리자 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2년 넘게 해외여행을 기다려왔던 이들이 제일 먼저 '찜'한 여행지는 어디일까.

휴양지부터 찾는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3월 관광통계에 따르면, 3월 한 달간 해외로 출국한 관광객 수는 14만 5503명이다. 전년 동월 대비 97% 폭증했다. 여행업계는 성수기 5월을 앞두고 다시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에 나서고 있다.

여행수요 급증의 가장 큰 원인은 해외입국자의 자가격리 의무 해제다. 지난 3월 21일부터 해외 입국자를 대상으로 한 7일 자가격리 의무가 면제됐다. 국내 사회적 거리두기도 종료 수순을 밟고 있다. 2년 넘게 발묶여있던 해외여행이 본격 상승세를 탈 전망이다.

여행사 참좋은여행의 4월 여행 예약자 수는 2만3000명으로 작년 4월 대비 1844% 폭증했다. 가장 회복이 빠른 곳은 북미와 하와이 지역이다. 이 지역의 올해 4월 예약자는 3019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88% 수준까지 회복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와이 지역으로 뒤늦은 신혼여행을 떠나는 고객들이 많은 까닭"이라며 "신혼여행지로 꼽혔던 휴양지를 중심으로 여행 수요가 먼저 풀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여행이 더욱 활성화된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인터파크투어가 격리 면제일인 3월 21일 이후 약 한 달간 해외항공권 예약 추이를 분석한 결과, 해외항공권 예약이 전월 같은 기간 대비 133% 늘었다. 괌과 사이판이 속한 대양주(193%), 동남아시아 지역(178%) 등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인터파크투어 측은 "동남아는 아직 입국 제한이 풀린 나라가 많지 않다"며 "하반기 순차적으로 여행을 재개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미리 예약하는 수요가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행업계 최저가 경쟁 불붙나

패키지 여행상품 예약도 늘고 있다. 인터파크투어가 지난달 1일부터 17일까지 예약된 패키지의 지역별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예약율 1위는 동남아 지역(32.8%)이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유럽(22.7%)과 대양주(20.2%) 등으로 예약이 몰렸다.

하반기 해외여행을 계획 중인 여행객들이 주목한 건 동남아 지역이다. 항공 예약 상승폭이 큰 데 이어 패키지 예약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동남아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기간 숨죽였던 여행업계의 경쟁도 불이 붙을 전망이다. 여행 예약이 꾸준히 늘어나자 업계에서는 호텔, 항공사 등과 연계한 해외여행 상품 판매를 재개했다. 여행 보복소비에 대비해 사업을 확장하기도 한다. 숙박과 레저 중심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여기어때'는 지난 3일 항공권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발권수수료 무료 등 기존 업체들과의 차별점을 내세우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방역 제한이 해제되면서 해외여행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며 "업체들간의 최저가 및 혜택 경쟁도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