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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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박동을 다소 높일 수 있는 커피를 오히려 하루 2~3잔 마시는 것이 심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미국 심장학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ACC) 연례 과학 세션에 발표됐다.

5일(현지 시각) ACC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호주 멜버른 소재 알프레드 병원과 베이커 심장 연구소 소속 피터 M. 키슬러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지난달 24일 커피가 새로운 심장병이나 기존 심장 질환 악화와 관련이 없으며 오히려 심장을 보호한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진에 따르면 그간 하루에 1~6잔 사이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에 대한 설문 조사를 통해 심혈관 질환 발생과 이에 따른 사망률에 대해 조사했다.

이번 설문에서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에서 10년 이상 추적 관찰된 약 50만 명 부정맥, 관상동맥 질환, 심부전, 뇌졸중 등을 포함한 심혈관 질환 및 심장 질환에 따른 사망 데이터를 활용하기도 했다.

첫 번째 연구에서는 심장 질환을 앓고 있지 않은 38만2535명의 데이터를 통해 하루에 2~3잔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그 외의 사람들에 비해 관상동맥 심장병, 심부전, 심장 박동 문제 등의 이유로 사망할 위험이 10~15% 낮았으며 두 번째 연구에서는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3만4279명의 데이터를 활용한 진행됐다.

연구 결과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다고 하더라도 하루에 2~3잔의 커피를 마실 경우,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경우에 비해 사망 확률이 약 20% 낮았으며 커피를 많이 마신다고 부정맥 등 심장 박동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았다.

연구를 이끈 키슬러 박사는 "커피를 마시면 심장 박동이 빨라질 수 있기에 커피를 마시면 특정한 심장 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고 걱정하지만 커피를 마신다고 건강이 해롭지 않고, 오히려 심장 건강에 이점이 있다는 사실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어진 세 번째 연구에서는 일반 커피와 인스턴트 커피, 디카페인 커피 등 커피 종류에 따른 효능의 차이에 집중했다. 해당 연구에서 연구진들은 커피 종류에 상관없이 커피를 마신 사람들의 사망률이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낮다는 점을 확인했지만 디카페인의 경우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보다 부정맥과 심부전 예방 효과가 떨어졌다.

그러나 연구진들은 이번 연구에 몇 가지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먼저 크림·우유·설탕 섭취 등을 포함해 심혈관 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식이요법을 통제할 수 없었으며 참가자들 대부분은 백인이었다. 이를 다른 인구 집단으로도 확장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커피의 장점이 많지만 누구에게나 유익한 것은 아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기능성 위장장애 환자는 커피 섭취에 따라서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강 교수는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혈압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커피는 소변의 칼슘 배설을 증가시켜 골다공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은 칼슘 섭취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임신부에게 하루 두 잔 이내의 커피는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과도하게 마시면 유산, 조산, 저체중아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고 부연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