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동성애자 장면이 논란 끝에 삽입된 것으로 알려진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라이트이어'/픽사홈페이지 캡처
여성 동성애자 장면이 논란 끝에 삽입된 것으로 알려진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라이트이어'/픽사홈페이지 캡처
'건전한' 내용을 담는 것으로 유명했던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레즈비언(여성 동성애자) 커플이 키스하는 장면을 보게 되는 것일까요. 디즈니가 제작해 올 6월 개봉 예정인 애니메이션 '라이트이어'에 여성 동성애자의 키스 장면이 논란 끝에 추가됐다는 소식입니다.

최근 미국의 영화 관련 매체 버라이어티와 데드라인 등에 따르면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트이어'에서 제작 과정에서 삭제됐던 동성애 키스 장면이 다시 복원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라이트이어'는 '토이 스토리'의 주인공인 '버즈 라이트이어'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동심에 적합한 '청정 화면'을 고집했던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동성애 관련 내용이 들어간 것은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통화된 '돈 세이 게이(Don’t Say Gay)'법안의 영향이 큽니다. 이 법은 주가 학생에게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 관련 교육을 금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 법을 바탕으로 최근 디즈니가 픽사 작품 속 동성애 코드를 검열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 논란을 촉발했습니다. 픽사 스튜디오 직원들이 성명을 통해 "픽사가 디즈니에 인수된 이후 다채로운 캐릭터로 가득 찬 이야기를 만들면 낡은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디즈니가 이를 검열하고 수정해왔다”며 “디즈니 임원들이 동성애 장면 대부분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디즈니가 플로리다주법에 위반했다는 논란이 거세지면서 디즈니 측이 급히 진화에 나섰고, 그에 따라 '라이트이어' 속 삭제됐던 여성 동성애 장면이 복원돼 스토리에 삽입됐다는 설명입니다.
전통적인 성역할이 강조됐었던 과거 디즈니의 여성 캐릭터들
전통적인 성역할이 강조됐었던 과거 디즈니의 여성 캐릭터들
2020년 단편 영화 '아웃(Out)'에서 게이 남성을 다룬 것을 제외하면 그동안 픽사가 제작한 애니메이션들에는 동성애 코드가 뚜렷이 반영되진 않았습니다. 2019년 발표된 '토이 스토리 4'에서 두 명의 엄마가 유치원에서 아이를 안고 작별 인사를 하는 장면, 2016년 발표된 '도리를 찾아서'에서 레즈비언 커플로 보이는 장면이 잠깐 지나간 정도를 꼽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시대의 변화에 따라, 디즈니 만화도 큰 변화를 맞이하는 게 불가피하게 된 모습입니다. 이번 작품에서 버즈 라이트이어 목소리는 유명 영화배우 크리스 에번스가 맡는다고 하는데요. 작품 외적인 이유로 애니메이션 '라이트이어'는 개봉 전부터 사람들의 눈길을 끌게 됐습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