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비선실세 인정하고 사과' 제안에 불쾌해하며 반대"
안종범 전 정책수석 회고록 출간…"수첩 63권은 나의 분신"
국정농단 사건으로 4년간 옥살이를 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회고록 '안종범 수첩'을 출간했다.

그는 국정농단 사건의 '스모킹 건'이 된 자신의 업무수첩 63권을 두고 "최근 수년간의 눈물과 고통, 회한과 아쉬움이 다 들어 있으니 나의 분신이라고 할 만하다"고 적었다.

안 전 수석은 자신의 수첩에 적힌 기록을 토대로 창조경제를 제안한 2012년 대선부터 국정농단 사건의 전개, 1791일 동안의 수감생활을 복기했다.

국정농단 의혹 초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솔직한 사과를 하도록 설득하지 못한 것을 후회했고, 검찰의 '압박수사'와 법원의 '여론재판'에 분개했다.

"민정수석은 대통령이 그렇게 화를 내는 모습을 처음 보니 너무도 떨리더라고 했다.

" 안 전 수석은 2016년 10월 12일 우병우 당시 민정수석, 김성우 당시 홍보수석과 함께 박 전 대통령을 만나 비선실세의 존재를 인정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자고 제안했으나 박 전 대통령이 불쾌해하며 반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최종 선택한 입장 표명은 아주 미약한 수준이 되어 버렸고, 이로 인해 그 후 이어진 사과문 또한 효력이 떨어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안종범 전 정책수석 회고록 출간…"수첩 63권은 나의 분신"
그는 특검 조사 과정에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국정 개입을 알고는 자괴감과 허탈감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재단의 모든 인사가 최순실이 면접해서 채용되었거나 적어도 아는 사이였다는 걸 알고는 '내가 참 바보였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섬뜩할 정도로 두려운 느낌이 들었다.

조사 과정에서 재단 이외의 사항에도 최순실이 개입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런 두려움은 더욱 커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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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에서는 삼성합병에 대한 대통령의 지시나 언급이 없었다고 진술하자 "이제부터 가족 관련 모든 것을 조사해서 우선 언론에 알리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검사가 조카의 취업 문제 등 가족 관련 비위를 들추겠다고 압박했고, 계좌추적도 받았으나 어디서도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법원 판결 역시 "탄핵의 열풍과 촛불의 물결에 영향을 받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모든 것이 잘못되었다는 인식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며 "창조경제라는 명칭은 버리더라도 (중략) 문화를 산업에 융합시키는 경제 패러다임은 우리 경제가 세계 최고 경제대국으로 도약하는 데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종범 전 정책수석 회고록 출간…"수첩 63권은 나의 분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