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리, 75년 역사 獨명문악단 호른 수석에 발탁
호르니스트 유해리(27·사진)가 독일 쾰른서독일방송교향악단의 수석으로 선발됐다고 금호문화재단이 24일 밝혔다. 지난 17일 악단의 예비 오디션을 통과한 유해리는 18일 1, 2차 본선 오디션을 마치고 단원 전체 투표를 통해 수석으로 발탁됐다.

유해리는 활동 중인 베를린필하모닉의 카라얀아카데미 단원 계약이 종료되는 오는 5월 이후 쾰른서독일방송교향악단에 입단할 예정이다. 입단 1년 후 단원 전체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하면 종신단원으로 임용된다. 유해리는 “오디션에 합격해 훌륭한 오케스트라의 연주자들과 함께 연주할 수 있어 너무나 영광스럽고 기쁘다”며 “앞으로 최선을 다해 좋은 연주를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7년 창단된 쾰른서독일방송교향악단은 현대 음악계를 주도한 악단으로 유명하다. 러시아 출신 미국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이탈리아 작곡가 루치아노 베리오, 폴란드 작곡가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 등 20세기를 주름잡은 작곡가들의 작품을 세계 최초로 연주했다. 작곡가 윤이상이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작곡한 교향시 ‘광주여 영원히!’도 이 악단이 처음 연주했다.

유해리는 2021년 금호문화재단이 클래식 유망주를 발굴하는 ‘금호라이징스타’ 시리즈를 통해 국내 클래식계에 처음 소개됐다. 연세대 음대를 졸업한 뒤 독일 베를린 국립음대에서 호른 독주 석사과정을 거쳐 최고연주자 과정을 밟고 있다. 2019년 차이콥스키콩쿠르에서 국내 금관악기 연주자 중 처음으로 입상했고, 이듬해에는 잘츠부르크 모차르트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유해리는 독주를 비롯해 실내악과 오케스트라를 아우르며 실력을 쌓았다. 베를린 한스아이슬러국립음대에서 실내악 석사과정을 마치고 목관5중주단인 ‘퍼시픽 퀸텟’ 멤버로 활동했다. 2019년 칼 닐센 국제콩쿠르의 목관5중주 부문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2020년 베를린필하모닉이 예비 단원들을 교육하는 카라얀아카데미 단원으로 선발돼 오케스트라 교육을 받았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