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간 시승행사…野 단체장들 "영호남 연결", "통일대비" 언급 눈길
울산서 광역열차 탄 文 "저도 곧 동남권 돌아올 사람…꿈 같다"
"울산에서 부산까지 전철로 가게 됐다는 것이 꿈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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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울산 태화강역에서 열린 동남권 4개 철도 건설사업 개통식에 참석한 직후 울산 태화강역에서 부산 일광역까지 운행되는 광역열차를 시승했다.

문 대통령은 열차 안에서 "저는 동남권 주민이고 곧 또다시 동남권으로 돌아와서 생활할 사람"이라며 "감회가 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 5월 퇴임 뒤 경남 양산시 하북면 사저에서 거주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시승에 함께한 이철우 경북도지사, 송철호 울산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헌승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에게도 "동남권 4개 철도 개통에 협력해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부산 일광역까지 향하는 30분 사이에 차내에서는 동승한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즉석 '열차 토크'도 열렸다.

여행업을 하는 이상희 씨는 "철도 개통으로 많은 분이 울산을 찾을 것을 생각하니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 여행업계가 최근 굉장히 힘들었다"며 "올해 크게 실망한 만큼 내년에는 큰 희망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근무하는 김지훈 씨는 "전철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시간이 짧아지면서 너무 편해질 것 같다"며 "많은 근로자가 이런 효과를 체감할 것"이라고 했다.

행사에 참석한 광역단체장들은 문 대통령에게 앞다퉈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우선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송철호 울산시장은 "이번 사업을 계기로 대구·경북과 부산·울산 신공항이 생기는 곳을 GTX로 묶어 하나의 광역 철도망으로 연결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관심을 부탁했다.

야당 단체장들도 나란히 문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 뒤 '초광역협력'을 위한 아이디어를 내놨다.

이들은 특히 영남과 호남을 연결하는 구상을 집중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은 "가덕도나 대구·경북 통합공항이 생기면 호남까지 1시간 안에 연결될 수 있다"며 "이런 인프라를 기반으로 이곳에 새로운 물류 기지와 신산업 기지를 과감하게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권영진 대구시장도 "대구에서 광주까지 가는 '달빛내륙철도' 건설에 대통령이 힘을 실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이철우 경북지사는 "지금 영국에서 '탈런던' 현상이 일어나듯 20년 이내에 한국도 탈수도권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며 "그러면 문 대통령이 '야 그때 내가 철도를 연결해줘서 지방이 잘 됐구나' 생각할 수 있도록, 포항-대구 철도개통에 신경을 써달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또 "현재 포항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동해중부선의 경우 단선으로 공사하고 있다.

나중에 남북통일이 돼 다시 복선으로 바꿔 추진하려면 돈이 몇 배는 들 것"이라며 "통일을 준비해야 하지 않나.

복선공사를 한꺼번에 하도록 계획을 바꿔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단체장들의 말을 들은 문 대통령은 "그동안 지역의 인재들이 수도권으로만 몰리고 지역은 갈수록 피폐해지는 현상이 있었다"며 "광역전철망이 형성되고 성장 거점이 곳곳으로 다극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대구-포항 간, 대구-의성 간 (철도연결) 등 많은 과제가 남아 있는데, 중요한 첫걸음을 뗐기 때문에 앞으로 일이 더 쉽게 진행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각 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송철호 울산시장이 수소경제에 대한 포부를 얘기하는데, 울산뿐 아니라 동남권 전체가 세계 수소경제의 중심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2030년 부산 엑스포를 추진하고 있는데 그러려면 2029년 가덕도 신공항이 꼭 완공돼야 한다.

국토교통부가 가덕도 신공항과 대구 통합공항의 조속한 건설에 힘을 모아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를 마치면서 참석자들에게 "꿈같은 시간에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