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블랙핑크 /사진=공식 SNS
그룹 블랙핑크 /사진=공식 SNS
JTBC 드라마 '설강화'가 역사왜곡 논란에도 불구하고 방송을 시작해 역풍을 맞고 있는 가운데, 일제히 주연인 지수를 응원한 블랙핑크 멤버들에게도 역사의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블랙핑크 로제, 제니, 리사는 18일 SNS에 '설강화' 홍보글을 올렸다. 같은 그룹 멤버인 지수의 첫 주연작을 응원하기 위함이었다.

리사는 드라마 티저 영상을 게재하며 본방사수를 독려했고, 로제는 '설강화'의 첫 방송 정보를 적으며 홍보했다. 로제는 앞서도 "우리 언니 예쁘다. 대박나라"며 지수를 응원한 바 있다. 제니는 지수가 맡은 배역인 '은영로'를 언급하며 "기대 중"이라고 적었다.

같은 팀 멤버가 개인 활동을 할 때 SNS에 서로 응원 메시지를 남기고 친분을 과시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블랙핑크 멤버들 역시 지수의 첫 주연 데뷔를 축하하고 팬들에게 작품에 대한 관심을 가져달라는 의미로 시청을 독려했다.

하지만 결국 역사왜곡 논란작을 널리 홍보한 꼴이 됐다. '설강화'는 방송 전인 지난 3월 시놉시스 일부가 유출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역사왜곡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던 이화여대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 남자주인공이 운동권인 척 하는 간첩으로 설정된 점, 또 다른 남자주인공이 안기부 팀장이지만 '정의롭고 대쪽같은 인물'이라 소개된 점이 문제가 됐다.

당시 JTBC 측은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나 간첩을 미화하는 내용이 아니라고 반박했고, 조현탁 감독 또한 최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1987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당시 군부정권과 대선정국이라는 상황 외에 모든 설정은 다 가상의 창작물"이라며 "방송을 보고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설강화' 지수X정해인 /사진=JTBC 제공
'설강화' 지수X정해인 /사진=JTBC 제공
결국 첫주 방송 이후 '설강화'는 역사왜곡 논란을 씻어내지 못했다. 이에 논란이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을 들여다보지도 않고 무작정 응원부터 보탠 블랙핑크의 행동 또한 부족한 역사 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설강화' 안기부 대공수사1국 요원 장한나 역을 맡은 배우 정유진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장하나 등장 짱 멋", "장한나 멋짐 폭발이네" 등의 칭찬을 전한 지인들의 반응을 공유해 뭇매를 맞았다. 안기부에 의해 간첩으로 몰리고, 불법 고문까지 당한 피해자가 있음에도 해당 캐릭터를 "멋있다"고 칭한 것은 안기부 미화 작품이 아니라고 강조한 제작진의 입장을 정면으로 거스른다는 지적이다.

현재 '설강화'의 방영을 중지한다는 내용의 청원은 3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으며, 푸라닭치킨, P&J그룹 넛츠쉐이크를 비롯해 싸리재마을, 가니송, 티젠 등 협찬 및 제작지원사들도 줄줄이 지원 철회를 선언하고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