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통의동서 '연리지' 전
10일부터…작가 34명 참여
가락지·노리개…전통 장신구의 현대적 변신

가락지와 한복의 앞섶을 장식하는 노리개는 조선시대 여인들의 가장 보편적인 장신구였다. 신분과 관계없이 일상에서 널리 애용했고 혼례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예물로 꼽혔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 노리개는 관광상품 매대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물건으로 전락했고, 두 개를 함께 차는 가락지 대신 한 사람이 한 짝만 차는 반가락지(반지)나 커플링이 일반화했다.

푸른문화재단이 10일부터 서울 통의동 아름지기 사옥에서 여는 ‘연리지(連理枝): 둘이서 하나가 되어’는 이렇게 잊혀져 가는 전통 장신구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기 위한 전시다. 작가 34명이 혼례 문화를 주제로 노리개와 가락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펼친다. 연리지는 뿌리가 다른 두 나무의 가지가 맞닿은 채 얽혀 마치 한 나무처럼 자란 것을 이른다. 당나라 시인 백거이가 ‘장한가(長恨歌)’에서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노래하는 상징물로 언급한 뒤 화목한 부부를 상징하는 말이 됐다.

1부 전시인 ‘노리개/현대 장신구: 예식과 일상’에서는 권슬기 등 작가 15명이 노리개를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인다. 한복에 부착하는 노리개는 물론 양장에 찰 수 있도록 브로치와 목걸이 형태를 한 작품도 있다. 의상 디자이너 2명도 전시에 참여했다. 재단은 “의상과 함께 장신구를 착용한 모습을 보여줘 관람객들이 예술성과 실용성을 쉽게 헤아릴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2부 ‘커플링: 약속의 증표’에서는 현광훈 등 25명의 장신구 작가와 금속·설치·도자 작가 3명이 가락지를 재해석한 독특한 디자인의 커플링(사진)을 선보인다. 남녀가 다정하게 얼굴을 맞댄 모양의 반지 한 쌍, 정교하게 물고기와 새 모양을 조각한 반지, 사각형과 조롱박 모양 반지 등 파격적인 모양새가 눈길을 끈다. 전시를 관람하다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발견하면 손가락에 맞는 커플링을 맞춤 주문할 수도 있다.

전시 작품 일부는 내년 3월 7~13일 세계 유수의 현대 장신구들이 출품되는 독일 뮌헨 주얼리 위크를 찾는다. 구혜원 전시감독은 “이번 전시를 통해 국내외 장신구 작가와 컬렉터 등에게 한국의 미학과 정서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는 23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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