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의 미국 LA 콘서트가 열린 소파이 스타디움 /사진=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의 미국 LA 콘서트가 열린 소파이 스타디움 /사진=연합뉴스
단계적 일상회복인 '위드 코로나'가 확진자 급증 및 변이 오미크론의 등장에 주춤하고 있다. 정부는 사적모임 허용 인원을 수도권은 최대 6인, 비수도권은 8인으로 축소하는 등 새 방역조치를 발표했고, 방역 패스를 식당·카페를 포함한 다중이용시설로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가 다시 방역 고삐를 조이면서 연예계에도 긴장이 감돌고 있다. 가요 기획사의 주 수익원인 오프라인 공연이 지난달부터 5000명 이하 인원 제한 조건을 전제로 겨우 재개됐기 때문이다.

대면 콘서트는 코로나19 이후 약 2년간 전무했다. 각 엔터들이 IP·플랫폼을 활용한 간접 참여형 매출을 유발하며 지탱해왔지만, 가속 붙은 K팝 글로벌화의 파급력을 온전히 매출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공연 수익의 빈자리를 메꾸는 게 시급했다.

오프라인 개최가 가능해짐과 동시에 그룹 위너 송민호, 강승윤, 뉴이스트, 더보이즈 등이 재빠르게 콘서트를 열고 팬들과 만났다. 12월에도 온앤오프, NCT 127, 트와이스의 대면 콘서트가 예정돼 있다.

회차당 입장 가능 관객수가 현저히 줄어든 탓에 공연장 수용인원 대비 3분의 1도 채 되지 않는 좌석만을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운영 인력이 크게 줄어드는 것 또한 아니다. 공연장 내부에서 함성이 금지되고, 방역 패스 확인 과정 등이 수반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운영 방식은 더 까다로워졌다.

수익을 고려한다면 기획사 입장에서는 결코 반갑기만 한 상황은 아니다. 결국 일부 콘서트는 티켓 값이 기존보다 높게 책정되거나 좌석 등급에 상관없이 전석 가격을 통일하면서 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여러 제약으로 인해 오프라인 공연 개최 자체가 쉬운 상황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K팝이 호황을 누리는 현 시점에서 어렵사리 아티스트와 팬들의 만남을 성사시키고 있는 중이다. 월드투어 일정도 하나씩 재개되고 있다. 제일 먼저 방탄소년단은 미국 LA에서 총 4회에 걸친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다만 최근 연예계에서도 코로나가 확산하고 있어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2021 MAMA' /사진=CJ ENM 제공
'2021 MAMA' /사진=CJ ENM 제공
오는 11일 열리는 '2021 MAMA'도 대면으로 진행되는데, CJ ENM은 입장 방식과 관객수를 두고 오랜 시간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너무 오랫동안 공연을 못 하니 아티스트들도 우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지난해 데뷔한 신인들은 팬들을 한 번도 못 봐서 대면 공연 자체를 신기해한다"면서 "이제 겨우 활동 제한이 완화되고 있는데 오미크론 때문에 다시 막히게 될까 봐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반면, 확산세가 거센 만큼 줄줄이 대면 전환을 하는 것은 시기 상조라는 시각도 있다. 최근 MBC '음악중심'에서는 제작진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동선이 겹친 출연진들이 선제적으로 PCR 검사를 받았다. SBS MTV '더 쇼'는 올해 처음으로 방청객을 받았고, KBS '뮤직뱅크'는 제작진과 소속사 관계자들이 출연 여부를 두고 사전 미팅하는 '페이스타임'을 대면으로 급전환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업계 특성상 아티스트와 스태프들이 함께 여러 곳을 이동하는데 방역에 구멍이 생길까 불안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데다가 변이 바이러스 얘기까지 나오고 있어 연말까지는 갑작스러운 대면 전환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