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결정하는데 종교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까.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종교 문제로 파혼을 고민 중이라는 사연이 올라와 주목을 받았다.

사연을 공개한 네티즌 A씨는 "이미 양가에 인사를 드린 상태"라면서 "연애를 하면서 큰 싸움도 없을 정도로 서로 대화도 잘 통하고 성격이나 궁합도 잘 맞았는데 종교가 문제가 될 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독실한 남자친구 때문에 일요일은 늘 교회에 양보했다는 A씨. 남자친구는 금요일에도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늦은 밤 예배를 하러 갔다. 종교를 믿는 건 자유라는 생각에 남자친구의 선택을 존중했고, 연애 초반에는 종교 활동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점차 교회에 들이는 돈과 시간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깨달았다고. A씨는 "십일조도 내고, 감사 헌금도 하고, 선교사분들 고생한다고 또 무슨 돈을 내고,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관리도 하고, 예배시간에는 카메라 촬영도 하고, 교회에 일손이 필요하면 토요일에도 나가고, 1년에 2번씩 가는 성경학교 계획도 세우더라"고 전했다.

가장 큰 문제는 크리스마스였다. 연말에 남자친구와 함께 놀 생각에 신난 A씨에게 돌아온 말은 "예배를 드리러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크리스마스 이브는 물론, 크리스마스 당일과 12월 31일, 1월 1일까지 남자친구는 전부 새벽 예배를 하러 가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결혼을 하고도 매년 이 실망감을 느껴야한다는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이에 남자친구는 앞으로 송구영신예배는 가지 않겠다고 제안했다. 단 크리스마스 예배나 1년에 2번 가는 성경학교, 십일조 등은 알아서 조율할 테니 싸우지 말자며 A씨를 달랬다.

하지만 A씨의 마음은 여전히 뒤숭숭했다. 그는 "결혼하면 분명히 종교 문제로 싸우게 될 것 같다. 남자친구 가족들도 전부 독실한 기독교인이라서 어떻게든 불편한 상황이 될 것 같다. 대화로 잘 풀어나갈 수 있는 부분인지 궁금하다"고 조언을 구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종교 문제 정말 중요하다. 극복 가능한 걸로 치부하면 안 된다", "헷갈리면 1년 이상 더 만나보는 건 어떨지", "종교인들은 종교인들끼리 만나는 게 가장 좋은 듯", "서로를 위해 결혼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듯", "서로 중간 접점을 찾아가는 건 어떨까", "종교 강요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결혼하길", "종교 안 맞으면 힘들 수밖에 없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톰 크루즈/사진=한경 DB

톰 크루즈/사진=한경 DB

과거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는 2012년 케이티 홈즈와 이혼했는데, 당시 종교 갈등이 유력한 이혼 사유로 언급돼 화제가 됐던 바 있다. 톰 크루즈가 신흥종교인 사이언톨로지에 빠지면서 케이티 홈즈와 갈등이 불거졌고, 딸 수리에게도 해당 종교를 강요해 이혼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한 결혼정보회사가 결혼희망 미혼 남녀 496명(남녀 각 248명)을 대상으로 '결혼 후 배우자와 어떤 면에서 차이가 클 경우 결혼생활에 암운이 드리울까요?'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위로 남성은 '소비성향'(28.6%)을, 여성은 '종교관'(31.5%)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2위가 '종교관'이었다. 종교과 결혼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연인과의 대화에서도 종교 이야기는 달갑지 않은 주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인과의 대화에서 가장 피하고 싶은 주제를 묻는 다른 설문조사에서 여성은 '정치 및 종교'(46.7%)가 1위를 차지했다. 남성도 '과거 연애사'(40%)에 이어 '정치 및 종교'(34%)가 2위를 기록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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