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콘도 ‘The Arrival’
조지 콘도 ‘The Arrival’
오는 23일 서울옥션 경매에 나오는 구사마 야요이의 희귀작 ‘호박’(1981)의 경매 시작가는 무려 54억원. 독특하고 다소 기괴한 그의 그림은 경매에 나올 때마다 초고가에 팔려나간다. 이번 작품이 낙찰되면 국내 경매에 나온 그의 작품 중 최고가 기록이다.

다음날 케이옥션 경매에 나오는 미국 화가 조지 콘도의 작품 ‘The Arrival’(추정가 6억5000만~8억원)은 더 특이하다. 닭날개 모양 머리카락과 어색하게 붙어 있는 오브제들은 그렇다 쳐도 호빵 같은 코와 비웃는 듯한 미소가 괴상하기 그지없다.

세계 미술시장을 사로잡은 ‘기괴한 그림’들이 다음주 열리는 서울옥션과 케이옥션 경매에 대거 출품된다. 강렬한 개성과 신선한 표현 방식으로 전 세계 컬렉터들의 사랑을 받는 작가들의 작품이다.

구사마 야요이 ‘호박’
구사마 야요이 ‘호박’
서울옥션은 23일 서울 신사동 강남센터에서 ‘윈터 세일’ 경매를 열고 127점, 약 110억원어치를 출품한다. 최대 화제작은 시작가 54억원에 나온 구사마의 1981년작 ‘호박’. 구사마의 연작 중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것은 호박인데 그중에서도 특히 노란색은 가치가 높다. 노란색 호박은 판화조차 가격이 1억원을 넘길 정도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이번 출품작은 국내에 소개된 구사마의 작품 중 가장 큰 50호 크기”라며 “본격적으로 호박 연작을 시작한 첫해에 그린 작품이라는 미술사적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작품이 낙찰되면 작가의 기존 최고가(36억5000만원)를 경신하는 건 물론 올해 국내 경매 낙찰 최고가도 함께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올 들어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된 작품은 지난 5월 케이옥션 경매에서 42억원에 낙찰된 마르크 샤갈의 ‘생 폴 드 방스의 정원’(1973)이다.

이날 경매에서는 구사마의 ‘Dots Universe’(1989)도 추정가 13억~20억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이우환의 ‘Dialogue’(추정가 6억~10억원), 국내 경매에서 처음으로 소개되는 미국의 유망 작가 조엘 메슬러의 ‘untitled’(추정가 2억~3억원), 박서보의 ‘묘법 no.060617’(추정가 2억5000만~3억5000만원) 등도 경매에 나온다.

24일 서울 신사동 케이옥션 본사에서 열리는 ‘11월 경매’에서는 158점(약 107억원)의 출품작 중 콘도의 작품 두 점을 주목할 만하다. 콘도는 최근 세계 미술 시장에서 가장 ‘핫’한 작가 중 한 명이다. 파블로 피카소의 입체주의를 계승한 ‘신입체파’ 화풍으로 유명하다. 앤디 워홀의 작업실에서 조수로 일하며 장 미셸 바스키아, 키스 해링 등 훗날 ‘전설’이 된 작가들과 친분을 쌓았다. 워홀이 세상을 떠났을 때 그의 침대 옆에 콘도의 그림이 놓여 있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이번 경매에는 ‘The Departure’ ‘The Arrival’ 등 콘도의 작품 두 점이 나왔다. 두 작품 모두 구름 속 기괴하게 변형된 천주교 신부의 얼굴을 그렸다. 추정가는 각각 6억5000만~8억원이다.

이 밖에도 국내 경매에 처음 출품된 미국 출신 젊은 작가 샤라 휴즈의 작품이 새 주인을 찾는다. 활기 넘치는 색으로 그린 그의 추상화 ‘It’s all organic’은 추정가 5억5000만~6억2000만원이다. 미국 추상표현주의 작가 울프 칸의 ‘은빛 초록’은 2억8000만~3억5000만원에 경매에 오른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