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수능일 중 절반 이상이 평년보다 최저기온 낮아
'이틀 전부터 기온 떨어져 수능 때 저점' 패턴
수능 열흘 앞으로…수험생 괴롭히는 '수능 한파'는 '실재'
7일로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열흘가량 앞으로 다가왔다.

수능과 짝을 이루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한파다.

국립국어원 개방형 국어사전인 우리말샘에는 '수능 한파'가 '수능을 치르는 시기가 되면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는 현상'으로 등록돼있다.

역대 수능 날 실제로 추웠을까.

수험생 시험장 입실 시간이 오전 6시 30분부터 오전 8시 10분까지라는 점을 고려해 수능이 처음 시행된 1993년부터 작년까지 수능일 아침 최저기온(전국평균)을 살펴보면 영하였던 적은 28번 가운데 9번이다.

수능일 최저기온이 가장 낮았던 해는 1997년(영하 4.0도)이다.

반대로 최저기온이 제일 높았던 해는 10.1도였던 2011년이다.

영하의 기온이 한파의 기준은 아니지만, 역대 수능일 30%가량만 최저기온이 0도 아래였다는 통계는 '수능 한파'가 엄살이 아니냐는 '의혹'을 부를 만하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이례적으로 12월에 수능이 시행된 작년을 빼곤 수능은 전부 11월(1993년은 2차 시험 기준)에 치러졌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11월 최저기온 평년값은 2.9도인데 수능일 가운데 최저기온이 이보다 낮았던 적은 15번으로 절반이 넘는다.

수능 날 유독 추워진다는 속설도 어느 정도는 사실이었다.

수능일 최저기온이 전날 최저기온보다 떨어졌던 적은 17번에 달했다.

수능 열흘 앞으로…수험생 괴롭히는 '수능 한파'는 '실재'
수능 한파가 실재한다는 근거는 또 있다.

서경환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가 1996년부터 재작년까지 기상청 45개 관측지점의 수능 전후 12일간 일평균기온 자료를 분석해보니 '기온이 수능 이틀 전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수능일 저점을 찍은 후 소폭 상승했다가 다시 하락'하는 패턴이 확인됐다.

수능일이 기온의 '변곡점'인 것이다.

수능이 공교롭게도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처음으로 기온이 떨어지는 시점에 치러진다는 것이 서 교수의 설명이다.

자세한 올해 수능일 날씨 예보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기상청 중기예보 범위가 '향후 10일'이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추우리라 생각하고 대비하는 것이 좋겠다.

기상청은 지난 4일 발표한 1개월 전망에서 수능일이 포함된 이달 15~21일 기온이 평년보다 낮을 확률이 50%, 비슷할 확률이 40%, 높을 확률이 10%라고 밝혔다.

11월 15~21일 평년기온은 5.2~7.4도다.

기상청은 올해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특별기상지원 계획'을 수립해 시행한다.

이에 따라 오는 12일부터 수능 다음 날인 19일까지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시험장별 기상정보를 제공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