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태평양 적도 해수 온도 낮아지는 현상…전세계에 영향
미국 당국은 발생확률 87% 제시…겨울기온 낮은 경향
'겨울추위' 부추기는 '라니냐'…올해 발생 가능성 매우 커
올겨울에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동태평양 적도 지역 바닷물 온도가 평상시보다 낮아지는 '라니냐'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라니냐가 발생한 해 우리나라는 겨울에 추운 경향이 있다.

31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10~16일 태평양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는 25.9도로 평년보다 0.8도 낮다.

위도는 '남위 5도부터 북위 5도', 경도는 '서경 170~120도'인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가 3개월 이동평균으로 평년보다 0.5도 낮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되면 라니냐가 시작됐다고 본다.

지난달 세계기상기구(WMO)는 9월부터 11월 사이 라니냐가 발생할 확률을 40%, 10부터 12월과 11월부터 내년 1월 사이 발생확률은 각각 50%라고 밝혔다.

또 12월부터 내년 2월 사이 라니냐가 발생할 확률은 60%로 내다봤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는 이달 중순 12월부터 내년 2월 사이 라니냐가 발생할 확률을 87%로 제시했다.

엘니뇨와 라니냐는 그 자체론 기상이변이 아니라 2~7년 주기로 발생한다.

적도와 극지방 에너지 불균형을 해소하는 자연스러운 기상현상이지만 세계 곳곳 기온과 기후에 영향을 준다.

라니냐가 발달하는 동태평양 적도 지역과 멀리 떨어진 우리나라에서도 라니냐가 발생하는 해엔 겨울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낮은 경향이 확인된다.

2000년 이후 전국 겨울(12월부터 이듬해 2월) 평균기온이 영하였던 경우는 다섯 차례인데, 세 차례(2010년·2011년·2017년)가 라니냐가 발생한 해였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동에서 서로 부는 무역풍이 강해지면서 동태평양은 따뜻한 해수층이 얇아지면서 수온이 평소보다 낮아지고, 반대로 서태평양은 따뜻한 해수층이 두꺼워지고 수온이 상승한다.

수온의 영향으로 서태평양에서 대류 활동이 증가해 상승기류가 발달하면서 중국~몽골 부근엔 대기의 하강 운동이 활발해져 찬 대륙고기압이 세력을 강화하고 우리나라 동쪽 북태평양에선 저기압이 강화된다.

북반구에선 저기압에서 바람이 반시계 방향으로 부는데, 한반도 북동쪽에 저기압이 자리를 잡으면 우리나라엔 북풍이 불어 들어오게 된다.

이 북풍이 차가우므로 추위를 가중한다.

'겨울추위' 부추기는 '라니냐'…올해 발생 가능성 매우 커
물론 라니냐가 발생한다고 겨울이 꼭 추운 것은 아니다.

겨울 기온을 결정하는 요인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2016년은 라니냐가 발생했지만 겨울 평균기온이 1.6도로 2000년 이후 겨울 기온으로는 4번째로 높았다.

기상청은 최근 발표한 3개월 기상 전망에서 다음 달부터 내년 1월까지 월별 기온이 평년보다 낮거나 비슷할 확률을 80%로 봤다.

그러면서 라니냐와 ▲ 유럽과 몽골, 중국 북부지역 등 유라시아에 눈 덮임이 평년보다 많은 점 ▲ 음의 북극진동(북극 찬 공기 소용돌이가 며칠 또는 몇십년을 두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이 지속되는 점 ▲ 바렌츠·랍테프해 해빙이 줄어 북극에 평년보다 해빙이 적은 점 등을 기온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으로 제시했다.

기온을 상승시킬 수 있는 요인으론 지구온난화와 함께 티베트고원에 눈 덮임이 평년보다 적은 상태인 점 등을 꼽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