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사회주의자 열전·울로프 팔메

▲ 만주독립전쟁 = 박환 지음.
근대사 연구자인 박환 수원대 교수가 독립운동사 관련 사진을 분석하고, 그동안 조명받지 못한 인물들의 행적을 소개했다.

저자는 국사편찬위원회 '우리역사넷'에 있는 독립운동 사진을 검토한 뒤 설명에 이견이 있거나 출처가 확실히 규명되지 않은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고종의 인산행렬' 사진은 만세 시위 장면과 고종 황제의 장례인 인산(因山)일 장면이라고 알려졌는데, 설명이 모호해 군중의 성격을 명확히 알기 어렵다고 비판한다.

또 김좌진이 1920년 청산리 전투 후 승전 기념으로 북로군정서원들과 촬영했다는 사진은 독립신문 중국어판 1944년 8월 29일자에 게재돼 여러 측면에서 설명이 의심스럽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학계에서 그동안 사진 자료에 주목하지 못했으며, 체계적인 정리와 사료 비판이 이뤄진 적이 거의 없었다"며 "독립운동 사진이 희소해 무차별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고 말한다.

책에는 안승구와 김좌진이 1910년대에 벌인 군자금 모금 활동, 잊힌 청산리 영웅인 나중소·박영희, 기존에 큰 관심을 받지 않은 독립군 인물, 간도 지역 3·1운동 사료 비교 등에 관한 글도 실렸다.

선인. 420쪽. 3만5천 원.
[신간] 만주독립전쟁
▲ 조선 사회주의자 열전 = 박노자 지음.
노르웨이 오슬로대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는 박노자 교수가 일제강점기 즈음에 활동한 사회주의자 10명의 삶과 사상을 다뤘다.

그는 머리말에서 "새로운 위기의 시대에 100여 년 전 또 다른 위기의 시대를 겪으며 배태한 당시 사회주의자들의 사상적 유산을 새로운 눈으로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집필했다고 밝혔다.

저자가 처음으로 꼽은 사회주의자는 경성제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동아일보'에서 학술 담당 기자로 일하다 모교로 돌아가 교수가 된 신남철이다.

당시 경성제대 교수는 좌파 지식인에게 다소 불편한 자리였지만, 그래도 일본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자유로웠다고 한다.

그 덕분에 신남철은 마르크스가 쓴 원전을 읽으며 식민지 조선 문제를 고민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임화는 '한국적 근대의 근원을 모색한 지식인'이었고, 한위건은 '중국 공산당 노선을 파고들어 활약한 운동가'였다고 평한다.

또 허정숙은 '붉은 페미니즘을 선도한 조선의 엘리트 신여성'으로 바라본다.

나무연필. 312쪽. 1만9천 원.
[신간] 만주독립전쟁
▲ 울로프 팔메 = 헨리크 베리그렌 지음. 조행복 옮김.
스웨덴 사민당 소속 정치인으로 두 차례 총리를 지낸 울로프 팔메(1927∼1986) 평전. 스톡홀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저널리스트이자 역사가가 썼다.

저자는 "나는 부르주아 출신이다"라고 한 팔메 가문 내력으로 이야기를 시작해 팔메가 1986년 영화를 본 뒤 지하철역으로 향하다 암살당할 때까지의 삶을 밀도 있게 들여다본다.

또 당시 스웨덴 사회와 문화, 문학을 좋아한 팔메의 내면을 구성한 작품, 정치와 외교 무대에서 벌어진 일도 흥미롭게 전한다.

저자는 "팔메는 1960년대의 복지 이데올로기를 정립했고, 1970년대에는 개혁을 진두지휘해 스웨덴을 서구에서 가장 평등한 나라로 만들었으며, 1980년대 초에 미국과 소련이 다시 냉전에 들어가자 군축과 집단 안보를 열렬히 지지했다"고 평가한다.

이어 "팔메는 20세기의 가장 결정적 대립인 냉전과 식민지 해방, 복지국가, 베트남 전쟁, 교육 확대, 학생운동, 핵무기, 1970년대 위기의 스웨덴에 누구보다도 더 깊이 관여했다"고 강조한다.

아카넷. 1천28쪽. 5만 원.
[신간] 만주독립전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