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유공자 35명 선정

李, 문학 발전 기여한 '초대 문화부장관'
朴, 한국미술 추상화 전파 '단색화 大家'

안숙선 명창·김병기 화백은 '은관훈장'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 '화관훈장'
이어령 교수·박서보 화백

이어령 교수·박서보 화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성인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와 단색화의 대가로 꼽히는 박서보 화백이 금관문화훈장을 받는다.

21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문화예술 발전 유공자로 문화훈장 수훈자 17명,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5명,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8명, 예술가의 장한 어버이상 5명 등 총 35명을 선정했다.

금관문화훈장은 박 화백과 이 명예석좌교수가 받는다. 박 화백은 단색화 선구자로서 한국미술의 추상화를 세계에 널리 알린 공로를 인정받았다. 박 화백은 1950년대 문화적 불모지인 한국미술에 추상미술을 소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1967년부터 발표한 연작 ‘묘법’은 그의 작품 중 가장 으뜸으로 꼽히며 미술시장에서 단색화 열풍을 일으켰다. 세계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아 도쿄도 현대미술관, 파리 퐁피두센터, 홍콩 M+미술관 등지에 그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

노태우 정부 시절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낸 이 명예석좌교수는 국내 대표적인 문학평론가이자 소설가·희곡작가·언론사 논설위원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소설 ‘장군의 수염’, 수필 ‘디지로그’ 등 다양한 작품을 남겼으며 1982년 발표한 수필집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일본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88 서울올림픽’ 개·폐회식을 진두지휘했으며 개회식을 장식한 ‘굴렁쇠 소년’도 그가 직접 기획한 것으로 유명하다.

은관문화훈장은 △김병기 화백 △김우종 전 덕성여대 교수 △안숙선 명창 △고(故) 유희경 전 이화여대 교수 등 4명이 받는다. 김 화백은 근현대 화단에서 추상미술을 개척한 초창기 주역으로 100세가 넘은 나이에도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김 전 교수는 문예지 ‘창작산맥’을 발행하고 친일문학 청산을 위해 노력했다. 안 명창은 국가무형문화재 가야금산조 및 병창 예능 보유자로서 60여 년간 세계 각국에 우리 전통예술을 알렸으며 유 전 교수는 전통 복식 1세대 연구자로 우리 옷에 대한 체계적 연구의 기틀을 확립했다.

‘로보트 태권 브이(V)’로 국산 애니메이션의 기틀을 다진 김청기 애니메이션 영화감독은 보관문화훈장을 수훈한다. 소설 ‘분지’의 작가이자 1960년대 필화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고 남정현 소설가, 동요 ‘앞으로’ ‘둥글게 둥글게’를 작곡한 고 이수인 작곡가, 1987년 이한열 열사의 영결식에서 ‘한풀이춤’을 선보인 고 이애주 전 서울대 명예교수도 함께 선정됐다. 두산연강예술상으로 젊은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있는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은 화관문화훈장을 받는다. 시상식은 22일 오후 2시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린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문화예술의 역할은 지친 마음의 위로가 절실한 때일수록 더욱 커진다”며 “문화예술계가 본연의 활동으로 지친 국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안겨줘 코로나를 극복하고 국민이 화합하는 데 큰 힘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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