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관광 활성화 여론 높다" vs "전문기관 의견 들어야"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인 제주 성산일출봉 보호를 위해 문화재청이 불허한 사업이 재추진이 검토돼 논란이다.

문화재청 불허 '성산일출봉 화산테마 레이저쇼' 재추진 '논란'
제주 세계자연유산본부는 문화재청이 지난 6월 '화산테마 레이저쇼' 사업을 불허했지만, 제주연구원에 '공공투자관리센터 타당성 정밀검토'를 거쳐 재협의할 방침이라고 20일 밝혔다.

화산테마 레이저쇼는 야간 관광 활성화를 위해 42억여 원을 들여 축구장 크기 정도의 성산일출봉 암벽 면(가로 120m, 세로 80m)을 스크린 삼아 영상을 비춰 볼거리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세계유산본부는 이 사업을 위해 일출봉 부근에 빔프로젝트 등을 설치할 컨테이너(넓이 6m, 폭 3m, 높이 5m)를 조성하고 주변 전선을 지중화해 기초 터파기 공사 등을 계획했다.

문화재청은 지난 6월 이 사업에 대해 자연유산 보존 및 경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불허했다.

이 사업이 시작된다면 연일 대형 빔프로젝트에서 나오는 강한 빛으로, 일출봉 동·식물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야간 관광 활성화를 위한 주민 여론이 높다"며 "경제적, 기술적, 환경적 타당성을 검토해 사업 재추진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화재청이 경관 보호 및 동·식물상 보호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한 의견을 뒤집을 만큼 타당한 분석이 나오거나, 경제적으로 절박한 상황인지에 대한 의문이다.

도내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고층 건물 등에 빔프로젝트를 쏘아 다양한 빛 공연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자연경관 그 자체를 스크린으로 이용해 이같이 빔프로젝트로 연일 빛 공연을 하겠다는 사업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유산본부는 자연유산을 보호하라고 설립한 곳으로, 사업 추진을 위한 지역 여론이 높더라도 보다 전문적인 문화재청의 의견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