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베토벤 전문가' 부흐빈더 "평생 연주해도 안 질려요"

베토벤 소나타 전곡 수차례 녹음…5세에 빈 국립음대 입학
19일부터 서울·대전·대구 순회공연

"평생 베토벤 음악을 연주했지만 절대 질리는 법이 없어요, 베토벤의 음악에선 항상 즐거움을 찾을 수 있습니다.

"
오스트리아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75)가 2년 만에 내한 공연한다.

60년 넘게 활동하며 베토벤 소나타 32곡 전곡을 여러 차례 녹음하고, 베토벤 소나타로 50회 이상 연주회를 선보인 현존 최고의 '베토벤 전문가'다.

19일과 20일에는 서울 예술의전당, 21일에는 대전예술의전당, 24일에는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연주를 펼친다.

부흐빈더는 공연에 앞서 18일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베토벤은 혁명이다.

32개 소나타에는 모든 감성이 녹아 있다.

베토벤 음악은 모든 연주자에게 자유를 선물한다"고 말했다.

부흐빈더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체코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살던 허름한 집에서 베토벤을 처음 만났다고 했다.

"작은 피아노가 집에 있었는데 그 옆에 라디오와 베토벤의 악보가 있었죠. 그때부터 베토벤에 관심을 두게 됐어요.

덕분에 5살 때 빈 국립음대에 최연소로 들어갈 수 있었죠. 베토벤의 음악은 여섯 살 때 칠 수 있었죠."
좀처럼 믿기지 않는 국립음대 최연소 입학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이번 내한 무대에서 그는 8번 '비창', 14번 '월광', 21번 '발트슈타인' 등 한국인이 좋아하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5곡과 디아벨리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디아벨리 프로젝트는 부흐빈더가 클래식 레이블 도이체 그라모폰(DG)에 합류하고 지난해 3월 선보인 앨범이다.

이 앨범에는 세계적인 작곡가 11명이 참여해 베토벤 디아벨리 변주곡을 21세기 버전으로 재탄생시켰다.

그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 "1973년에 50여 명의 다른 연주자들과 13살 나이에 연주하면서 50개의 다른 스타일을 배웠다"며 "그때부터 호기심을 가졌고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오늘날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탄생시켰다"고 설명했다.

가장 깊은 영감을 주는 작품을 꼽아달라는 요청에는 "한 곡을 선택하면 다른 곡을 연주하고 싶어지지 않아서 특별히 애정을 갖는 곡은 두지 않는다"며 "특정한 작품보다 모든 작품을 사랑하는 게 연주자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부흐빈더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인 지난해 9월 내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연주회가 미뤄졌다.

그는 "벌써 백신을 세 번째 접종해서 아무 어려움이 없어요.

한국이 준비하는 것처럼 '위드 코로나'를 준비해야죠. 코로나 백신이 독감 주사처럼 될 건데,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부흐빈더는 한국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한국은 문화적으로 발전한 나라다.

이렇게 특별한 관객을 만나기는 전 세계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