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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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맛있게, 더 예쁘게.’

홈카페를 즐기는 ‘방구석 바리스타’의 마음은 한결같다. 밖에서 사 먹는 커피나 음료보다 특별하길 바란다. 한 잔을 마셔도 제대로 모양을 내고 싶은 의지가 샘솟는다. 원하는 향미의 원두를 고르고, 내 입맛에 맞게 당도를 조절한다. 커피나 음료의 색감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 줄 수 있는 유리잔도 골라본다. 조명등을 켜 분위기도 돋운다. 그렇게 15분여 정성을 쏟으면 행복감, 성취감, 만족감이 밀려온다. 이 뭉클한 감동을 느껴본 이들은 계속 홈카페에 빠진다. 더 매력적인 홈카페를 차리고 싶다며 공부하고 연구하는 ‘홈카페 사장’이 늘어나는 이유다.

홈카페, 배워서 즐긴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홈카페 이용 방법을 배우는 ‘홈카페 클래스’가 주목받고 있다. 원두를 고르는 방법부터 아메리카노, 롱블랙, 라테, 카푸치노 등 커피 종류별 제조법을 배우는 것은 기본이다. 과일에이드와 녹차라테, 흑임자라테, 스무디 등 각종 음료를 만드는 과정도 다룬다. 음료 특징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컵을 고르는 팁, 사진에 잘 나오도록 음료를 장식하는 방법까지 아우른다.

주요 온라인 교육 플랫폼에선 홈카페 노하우를 배워 응용하려는 수강생이 줄을 잇는다. 온라인 교육 플랫폼 관계자는 “일상의 작은 요소에서도 큰 만족과 행복을 찾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관련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손수 커피 한번 내려본 적이 없어도 홈카페 클래스를 수강하면서 따라 하면 그럴듯한 홈카페를 차릴 수 있다. 기본 준비물은 커피와 음료 원액, 잔, 얼음, 숟가락이다. 집에 에스프레소 머신이 없어도 된다. 블랙커피 미니스틱 1봉(0.9g)에 뜨거운 물 2큰술을 섞으면 에스프레소 1샷이 된다. 여기에 물 250~300mL를 더하면 아메리카노다. 에스프레소 1샷 또는 2샷에 데운 우유 250~300mL를 부어 우유 거품을 얹으면 라테다. 이렇게 만든 커피를 원하는 잔에 담아내면 절반은 완성이다.

이제 홈카페의 하이라이트인 ‘꾸미기’가 남았다. 원형 얼음틀에 꽁꽁 얼린 구슬 모양의 얼음을 넣으면 보기에도 예쁘다.

과일청에 탄산수, 우유 등을 섞어 과일 에이드나 과일 라테를 만들 수도 있다. 녹차 가루, 흑임자 가루, 인절미 가루 등과 우유를 활용한 녹차라테와 흑임자라테, 인절미라테도 별미다. 이런 음료는 컵 선택이 분위기를 좌우한다. 음료 고유의 색이 잘 보이는 투명 유리잔에 담으면 좋다. 색감이 진하거나 층이 돋보이는 음료에는 길쭉한 잔을 사용하고, 색감이 연한 음료는 글자나 무늬가 새겨진 컵으로 포인트를 준다.

레시피는 ‘무궁무진’

홈카페 클래스 운영자 중에는 전문 바리스타가 아닌 경우도 많다. 순수하게 취미로 홈카페를 시작했다가 ‘홈카페 전문 크리에이터’가 된 사람이 상당수다. 홈카페 전문 클래스를 운영 중인 김민진 씨도 2017년부터 취미로 홈카페를 즐기다가 전문가 반열에 올랐다. 김씨는 “하루에 한 번씩 홈카페를 즐기고 관련 사진이나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다 보니 능숙해졌다”며 “재료와 방법 등에 대한 문의가 이어져 클래스까지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홈카페 레시피는 정답 없이 무궁무진하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어떤 음료를 만들까’ ‘어떤 재료를 사용해서 더 돋보이게 만들까’ 등의 고민을 하며 다양한 실험을 해보는 게 활발하다. 김씨는 “홈카페는 2~3일만 지나도 트렌드가 확 바뀌었다고 느낄 정도로 매일 새로운 시도가 쏟아진다”고 했다.

홈카페를 여러 번 차려본 ‘숙련자’가 되면 커피나 음료와 곁들일 와플, 빵, 쿠키까지 손수 만들어 ‘100% 수제 홈카페’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 각종 기구를 사들이며 고급 홈카페를 차리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관련 시장도 커지고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