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7시30분. 눈 뜨자마자 커피 한 잔을 내린다. 향긋한 커피 향이 솔솔. ‘오늘은 어떤 콘셉트로 즐겨볼까. 날도 제법 쌀쌀해졌으니 따뜻한 카푸치노, 그래 너다.’ 빨간색 머그잔에 에스프레소, 데운 우유를 붓는다. 카푸치노의 핵심인 우유 거품도 빼놓을 수 없다. 거품기로 2분이면 뚝딱. 시나몬 가루까지 얹어 멋과 향을 더한다. 카페가 따로 없다. 그렇게 오늘도 ‘홈카페’ 문이 활짝 열렸다.
'집콕다방' 별다방 안 부러운 우리집 카페로 놀러오세요
요즘 홈카페 열풍은 지역, 성별, 나이를 가리지 않고 뜨겁다. 홈카페는 집과 카페의 합성어다. 카페에 가지 않고 집안에서 커피나 음료를 제조해 즐기는 것을 뜻한다. 절대 대충 만드는 법은 없다. 맛은 기본이고 보기에도 좋아야 한다. 이왕이면 더 특별한 기분을 내려는 게 홈카페의 주요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은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확산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외출이 어려워지자 집에서 카페 문화를 즐기는 이들이 늘었다. 재택근무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영향도 크다. 일상 대부분을 보내는 공간에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끼는 통로로 홈카페를 찾는 것이다.

홈카페 사장들은 일명 ‘방구석 바리스타’로 불린다. 카페 못지않은 장비나 컵을 사들이는가 하면 집 내부를 카페처럼 꾸민다. 밖에서 사 먹을 때의 맛있고 특별한 음료와 공간을 집으로도 옮겨 놓으려는 것이다. SSG닷컴의 지난해 에스프레소 머신, 커피메이커, 원두 분쇄기 등 커피 관련 가전 매출은 2019년보다 52.3% 증가했다. 캡슐형 커피 매출도 같은 기간 68% 급증했다. 테이블, 의자, 식탁보까지 그럴듯하게 꾸미면 완벽한 홈카페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SNS에 직접 만든 홈카페 음료나 간식을 찍어 올리는 이들도 많다. 14일 현재 인스타그램에는 ‘#홈카페’란 키워드를 단 게시물이 465만 개가 넘는다. 이곳에 모인 방구석 바리스타들은 오늘도 바삐 움직인다. 색다른 홈카페를 차리기 위해 메뉴 레시피를 공유하고, 상담도 해준다. 솜씨를 더하려고 전문 클래스를 수강하는 사람도 여럿이다.

이번 주말 홈카페는 어떻게 차려볼까. ‘내 마음대로’ 즐길 수 있는 홈카페의 매력에 너도나도 빠져들고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