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갤러웨이 신작 '거대한 가속' 번역 출간

백신 접종률을 높여 단계적 일상 회복을 의미하는 위드(with)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 재택근무를 끝내고, 다시 예전처럼 매일 출근해야 하는 일상으로 복귀할까.

세계적인 마케팅 전문가이며 '플랫폼 제국의 미래'를 쓴 스콧 갤러웨이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신간 '거대한 가속'(리더스북)에서 이 같은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다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장이 온라인 중심으로 급속하게 재편되고,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앞으로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저자에 따르면 사무실 출근은 비용이 많이 드는 구조다.

사무실 공간, 통근 비용, 세탁 비용, 값비싼 점심 가격 등 관련 지출이 많다.

반면, 온라인에서는 '줌'(ZOOM)처럼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점점 발달하고, 가격도 저렴해지고 있다.

여기에 재택근무를 한다고 해서 생산성도 줄지 않는다.

일부 기업은 재택근무 덕에 생산성이 향상되었다고 저자는 밝힌다.

이에 따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월·수·금 재택, 화·목 출근처럼 부분 재택이 '뉴노멀'이 될 것이라고 저자는 예상한다.

그러나 재택근무가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예컨대 미국 덴버에 있는 회사가 재택 하는 본사 직원에게 일을 맡길 수 있다면, 비용 절감을 위해 그 일을 아예 인도 지사에 근무하는 직원에게 맡길 수도 있다.

일이 없어진 본사 직원은 짐을 싸야 할지도 모른다.

또한 재택근무는 보편적인 근무 체제가 아닌 월급이 많은 직장인만 수혜를 누릴 수 있는 불평등한 측면도 있다.

연봉 10만 달러 이상을 받는 일자리의 60%는 집에서도 일할 수 있는 것인데 비해 연봉 4만 달러 미만의 일자리 중에서 재택근무가 가능한 건 10%에 불과하다고 저자는 밝힌다.

재택근무의 예에서 보듯, 저자는 코로나로 개인과 기업, 시장과 사회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추세(Trend line)가 10년 정도 빨라졌다고 진단한다.

그리고 이를 '거대한 가속'이라고 부른다.

이런 가속을 만드는 주체는 애플·구글·아마존·페이스북과 같은 빅 테크 기업이다.

저자는 '빅 4'라 불리는 이들 빅 테크 플랫폼 기업들이 광고를 비롯한 수많은 비즈니스 영역을 급속도로 흡수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예컨대 언론과 광고회사들의 매출은 크게 줄어드는 추세인데, 인터넷과 유튜브 시대가 도래하면서 득세했던 버즈피드(뉴스 및 엔터테인먼트 웹사이트)의 2020년 광고 매출은 전년보다 40~70% 감소했다.

허핑턴포스트(미국 자유주의 계열 언론사), 바이스(영상뉴스 미디어 기업) 등도 버즈피드의 길을 따르고 있다.

기존 언론사의 퇴락은 빅 테크에 기회가 됐다.

2021년에는 구글과 페이스북의 디지털 광고시장 점유율이 61%까지 올라갈 것으로 저자는 예상한다.

광고뿐 아니라 빅 테크 기업들은 플랫폼을 무기로 영역을 지속해서 확장하고 있다.

아마존은 책부터 일반 잡화, 영화와 TV 프로그램, 식료품, 가전제품,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까지 영역을 넓혀나갔다.

구글도 영화를 배급하고, 홈 오토메이션 장비와 휴대전화, 건강관리 제품을 만든다.

애플은 휴대전화로 큰 성공을 거두자 회사 이름에서 '컴퓨터'를 빼버렸고, TV 프로그램을 만들고, 애플카를 제작한다.

이렇게 빅 테크들이 초고속 성장하면서 신생 기업들이 '빅 4'에 도전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다.

이들이 독점이나 과점 권력을 누리며 유통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저렴한 자본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팬데믹은 소수의 기술 기업이 우리 삶과 경제에 미치는 지배력을 강화하는 추세를 10년 정도 앞당겼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같은 빅 테크 기업의 질주, 자본주의의 집중화를 막기 위해서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레이건은 규제를 철폐해야 경제가 성장한다면서 시장에 막대한 자유를 안겨줬지만, 자본주의는 자체적으로 규제되는 시스템이 아니다"라고 단언하면서 "의회와 행정부는 내부 단속에 힘써야 할 뿐 아니라 독점 금지와 규제, 특히 거대 IT 기업에 대한 규제를 다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선령 옮김. 280쪽. 1만7천원.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는 일상화될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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