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술작가 마크 디온展
설치작품·전시 퍼포먼스 통해
바다 환경의 중요성 환기시켜
환경미술작가 마크 디온의 개인전 ‘한국의 해양생물과 다른 기이한 이야기들’.

환경미술작가 마크 디온의 개인전 ‘한국의 해양생물과 다른 기이한 이야기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인 진열장이 보인다. 목제 진열장에 서해에서 건져 올린 일회용 라이터와 플라스틱 음료수병, 고무장갑, 비닐 같은 쓰레기가 가지런히 정리돼 있는 모습이 마치 박물관에서 유물을 전시하는 것 같다. 그 뒤 연구실같이 꾸민 공간에서는 해양생물학자처럼 흰 가운을 입은 사람 셋이 해양생물을 그리고 있다. 앞에 놓인 넙치 가리비 새우 등을 정교하게 스케치하는 이들은 전시 퍼포먼스를 위해 동원한 세밀화가들이다.

라이터·페트병·비닐…해양 쓰레기, 작품이 되다

서울 삼청동 바라캇 컨템포러리에서 세계적인 환경미술작가 마크 디온(사진)의 개인전 ‘한국의 해양생물과 다른 기이한 이야기들’이 열리고 있다. 그의 회화 등 작품 24점과 세밀화가들이 바다 생물을 그리는 퍼포먼스를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전시다. 디온은 “지난 30여 년간 이어온 작업 과정을 퍼포먼스를 통해 관객에게 보여주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를 대표하는 작품은 디온이 지난 8월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환경단체 등과 함께 서해안 일대에서 주워 모은 해양 쓰레기를 전시한 ‘해양 폐기물 캐비닛’. 세제 용기와 병뚜껑, 플라스틱 부표와 칫솔 등 이질적인 사물을 마치 진귀한 물건처럼 펼쳐놓은 설치작품이다. 디온은 “3면이 바다인 한반도에서 바다는 인간의 삶과 떼놓을 수 없는 존재”라며 “작품을 통해 해양 환경의 중요성과 바닷속에서 잊혀가는 존재 등을 드러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디온은 1996년 독일 발트해와 북해를 여행하며 수집한 사물들을 캐비닛에 전시한 뒤부터 해양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이 같은 작업을 이어왔다.

2층 전시장에서는 디온의 과거 대표작 11점을 만날 수 있다. 타르를 뒤집어쓴 공룡 모형과 흰색 좌대로 구성된 설치작품 ‘브론토사우르스’가 시선을 끈다. 좌대 문은 빼꼼 열려 있는데 그 속에 유리세정제와 솔 등 청소용품이 보인다. 전시 뒤에 숨은 여러 노동자의 노고를 환기시키는 작품이다. 작가는 “일부러 열어둔 것이지만 문을 닫고 가는 관객이 많다”며 웃었다.

그의 작품들은 환경 파괴라는 심각한 문제를 다루면서도 지나치게 무겁지 않아 더욱 전달력이 높다. 풍부한 상상력과 특유의 유머 감각, 간결하면서도 아름다운 그림 덕분이다. 전시는 11월 7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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