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부터 내달 12일까지 5개 도시 리사이틀…"리스트 인생 표현할 것"
"첫 단독 앨범 낸다면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키보드 협주곡 담고파"
리스트 '초절기교 전곡' 임윤찬 "기적 만들란 말에 힘 얻었어요"

"저한테 처음으로 조금 힘이 드는 곡이에요.

리스트의 '초절기교 전곡'을 연주하겠다고 했을 때 손민수 교수님이 기적을 만들어보란 말씀을 해주셔서 힘을 얻었어요.

"
임윤찬(17)은 2019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최연소 1위, 올해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최연소 협연자, 롯데콘서트홀 최연소 독주자 등으로 기록되며 '제2의 조성진'으로 주목받는 차세대 피아니스트다.

평소 피아노와 음악에 대한 생각으로만 머릿속이 가득 차 있다는 임윤찬을 최근 서울 서초구 스타인웨이 갤러리에서 만났다.

그는 리스트의 '초절기교 전곡' 연주에 도전하는 국내 최연소 연주자이기도 하다.

65분 길이의 '초절기교 연습곡'은 고난도의 기교가 요구돼 피아노 역사상 가장 어려운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슈만은 "이 작품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사람은 리스트 그 자신뿐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무대 위에서 늘 거침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음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온 임윤찬이 처음 "힘들다"고 고백할 정도다.

물론 그는 이번 연주가 자신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자신했다.

임윤찬은 "연습을 많이 해도 다음 날 연주하면 이상하게 잘 늘지 않는다.

자주 나오는 옥타브 도약 등은 오래 연주해야 무르익는데 짧은 시간에 하느라 굉장히 고생하고 있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리스트 '초절기교 전곡' 임윤찬 "기적 만들란 말에 힘 얻었어요"

그는 오케스트라 협연 또는 소규모 독주회 등의 무대엔 종종 올랐지만,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전국 투어 리사이틀을 하는 건 처음이다.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서울 등 5개 도시에서 리스트의 곡을 선보인다.

1부 '순례의 해 제2년 이탈리아' 중 '세 개의 페트라르카 소네트'(47·104·123번)에 이어 휴식 시간 없이 2부에서 '초절기교 연습곡'을 선보인다.

총 연주 시간은 약 90분이다.

임윤찬은 "12개 연습곡 전곡은 하나의 대서사시인데 리스트가 평생에 걸쳐 작곡했다"며 "한 번에 연주하는 게 그의 인생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에 힘들어도 참아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초절기교 전곡 연주에 관한 꿈을 품은 건 초등학교 4학년 때라고 한다.

러시아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이 연주한 초절기교 연습곡 5번 '도깨비불' 등이 수록된 앨범을 들으며 강렬한 인상을 받은 게 계기다.

지난해 예원학교 졸업 후 1년간 홈스쿨링을 거쳐 고등학교 대신 올해 바로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한 임윤찬은 스승 손민수(45) 교수에게 먼저 연주 이야기를 꺼냈고, 손 교수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사실 초절기교 연습곡은 손 교수의 다음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3년에 걸쳐 소나타 앨범 및 연주를 병행한 '베토벤 프로젝트'를 올해 3월 끝낸 손 교수는 초절기교 전곡 연주 및 앨범 발매가 다음 목표다.

임윤찬은 제자가 스승보다 더 낫다는 뜻의 고사성어 '청출어람'을 언급하자 "제가 잘해야 그렇게 말할 수도 있는 게 아닌가"라며 손사래를 쳤다.

리스트 '초절기교 전곡' 임윤찬 "기적 만들란 말에 힘 얻었어요"

그는 "레슨 때 교수님이 가끔 이 곡은 연습하지 않았다면서도 잘 연주하시면 자괴감이 들면서 괜히 도전한 게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든다"면서도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고 잘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의 손을 가리키면서는 "유명 작곡가, 유럽의 피아니스트들보다 아주 작은 편"이라고 말했다.

또 "왼손은 10도, 오른손은 9도인데 테크닉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어도 음악성으로 채우려 한다"고 전했다.

연주와 학업을 병행하고 있는 그는 앨범에 대한 관심도 나타냈다.

지난해엔 KBS 클래식FM과 함께한 '2020 한국의 젊은 음악가들' 앨범 작업에 함경·김동현 등 신인 연주자들과 참여했다.

임윤찬은 "어릴 적 앨범 표지를 어떻게 만들면 좋을지 혼자 디자인해 보기도 했다"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단독 앨범을 낸다면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과 키보드 협주곡을 담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무대는 이제 발 담그기를 한 거라 한 작곡가에 얽매이지 않고 계속 새로운 레퍼토리를 개척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특별한 목표는 없어요.

매일매일 할 수 있는 음악의 범위를 넓혀가고 싶어요.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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