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본선 33명 중 10명이 한국인…우승은 2015년 문지영 이후 두 번째
'부소니 피아노 콩쿠르' 한국인들 쾌거…박재홍 1위·김도현 2위(종합)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볼차노에서 폐막한 '제63회 부소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피아니스트 박재홍(22)과 김도현(27)이 나란히 1, 2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한국인 우승은 2015년 문지영에 이어 두 번째다.

콩쿠르를 주최한 페루초 부소니-구스타브 말러 재단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날까지 본선 진출자 33명의 경쟁을 벌인 뒤 이같이 올해 수상자를 발표했다.

오스트리아의 루카스 슈테어나트(20)는 3위에 올랐다.

박재홍은 2만2천 유로(약 3천만 원)의 상금과 함께 하이든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및 투어 기회 등을 갖게 된다.

또 실내악 특별상의 부상으로 2023년 2월 슈만 콰르텟과의 투어 연주 기회도 얻었다.

이번 대회엔 506명이 참가해 실력을 겨뤘다.

이 가운데 93명이 온라인 예선을 거쳤고, 33명(한국인 10명 포함)이 본선에 진출했다.

이후 단계별 관문을 넘어 3명이 결승에 올라 최종 순위를 가렸다.

네이버TV 등으로 생중계된 이번 콩쿠르에서 박재홍은 에스토니아 출신 지휘자 아르보 볼머가 이끄는 하이든 오케스트라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김도현은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했다.

'부소니 피아노 콩쿠르' 한국인들 쾌거…박재홍 1위·김도현 2위(종합)
이번에 입상한 박재홍은 금호영재, 김도현은 금호라이징스타 출신이다.

박재홍은 2015년 미국 클리블랜드 국제 청소년 피아노 콩쿠르 1위, 2016년 미국 지나 바카우어 국제 영 아티스트 피아노 콩쿠르 1위 등에 입상했고, 2017년 이스라엘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선 최연소로 파이널 리스트에 진출했다.

뉴욕 프릭 컬렉션 독주회, 네덜란드 운하 페스티벌 및 리스트 국제 피아노 콩쿠르 초청 독주회 등을 비롯해 미국, 이탈리아, 폴란드, 아르헨티나, 스페인 등에서 연주하며 경력을 쌓고 있다.

한국예술영재교육원을 거쳐 2018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 수석 입학했으며 피아니스트 김대진을 사사했다.

현재 한예종 4학년에 재학 중이다.

김도현은 2017년 스위스 방돔 프라이즈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를 수상했고,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세미 파이널 특별상을 받았다.

특히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당시 조직위원장인 러시아 출신 세계적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는 김도현의 연주에 깊은 인상을 받아 우승자 갈라 콘서트에 그를 협연자로 특별 초청하기도 했다.

서울대 재학 시절 미국으로 건너가 클리블랜드 음악원에서 백혜선, 세르게이 바바얀을 사사했다.

이후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석사를 마쳤고, 현재 클리블랜드 음악원 전문연주자 과정을 밟고 있다.

'부소니 피아노 콩쿠르' 한국인들 쾌거…박재홍 1위·김도현 2위(종합)
부소니 콩쿠르는 이탈리아 출신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페루초 부소니를 기리기 위해 1949년 시작됐다.

알프레드 브렌델, 마르타 아르헤리치, 외르크 데무스, 개릭 올슨 등을 배출한 권위 있는 대회다.

제1회부터 제3회 대회까지는 '1위 없는 2위'만 나왔고, 2001년 격년제로 바뀐 이후 단 6명에게만 1위를 안기는 등 심사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한국인으로는 서혜경(1980년)과 이윤수(1997년)가 '1위 없는 2위'를 했고, 손민수(1999년·3위), 조혜정(2001년·2위), 임동민(2001년·3위), 김혜진(2005년·3위), 문지영(2015년·1위), 원재연(2017년·2위)이 수상했다.

/연합뉴스